불교 이야기/정진 | Posted by 보리심의 승가 홍서원 보리심의 새싹 2007. 11. 25. 14:59

나는 웃음을 배웠다

정봉스님 어린 시절, 동네분들에게 늘 들었던 말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니는 뭐가 그리 좋아서 맨날 웃노."라는 말이었다.

벌써, 5년 넘게 스님밑에서 공부하면서... 스님께서 웃음을 잃으신 적은 참으로 보기 힘들었다. 돌아보면, 스님께서 몸이 많이 안좋으실 때도, 항상 웃으시기에 눈치 채지못한 일도 많았다.

저 번 달에 조그마한 공사를 하다가, 포크레인 기사가 스님 발을 포크레인 삽으로 내리치는 일이 생겼다. 옆에서 일을 도우던 우리는 너무나 놀라서, 허둥지둥 스님께 다가갔는데, 정작 스님께선 발을 이리저리 보시더니 오히려 놀랜 우리들을 위로하셨다. 병원에 엑스레이 찍으러 가시면서도, 놀라고 미안해서 어쩔 줄 모르는 포크레인 기사 아저씨를 위로하시면서, "부처님 공부하는 중은 다쳐도 크게 다치지 않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이소."라며 미소를 지으셨다.
결국 병원에서 돌아오셔서도, 제일 먼저 포크레인 아저씨에게 전화를 거셔서 "뼈에 아무 이상 없다고 합니더. 제 말이 맞지예"하시면서 또다시 웃으시는 분이 바로 스님이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병원에서 돌아오신 그 날 저녁,
낮 동안의 일을 정리하고 법당방에 모인 우리들에게 스님께서 질문을 던지셨다.

"반야심경에 보면 오온이 모두 공한 것을 알아서 모든 고통이 멸했다고 하는데, 공성을 깨달은 사람의 몸에 고통이 있겠나, 없겠나?"

우리들이 각자 답을 하니, 스님께서는 이야기를 하나 해주셨다.

예전에 스님께서 동굴에서 수행하실 때의 이야기였다.
한번은 동굴 앞의 감나무 잎을 조금 따려고 감나무에 발을 딛이셨다가, 비온 뒤 물기에젖은 나무에 미끄러져 곧바로 몇 십미터 높이의 낭떠러지로 떨어진 일이 있으셨다. 절벽에서 떨어진 충격으로  스님께서는 갈비뼈가 부러져 숨도 제대로 쉴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떨어진 채로 꼼짝도 못하고 그대로 누워서, 몇날 며칠을 계셨다고 한다.

"만일 그 때, 옆에 사람들이 있고, 내가 병원에 실려갈 수 있는 그런 상황이었다면, 오히려 더욱 고통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무도 도와줄 사람도 없고, 정말 어찌해볼 도리가 없어서, 혼자서 그렇게 누워있을 수 밖에 없었는데.. 정말로 마음이 그렇게 편안할 수가 없더라. 그리고 며칠을 밤낮으로 누워있으니 상처가 저절로 아물어서 기어서 동굴로 돌아왔다."

그러시면서, 당신 방 창문에 붙은 글귀를 손으로 가르키신다.

<과연 기댈 곳이 있는가? 있다면 죽어라>

"정말, 아무데도 기댈 곳이 없다면, 고통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이 공성이다. 진정으로 공성을 깨친 사람은, 오직 중생에 대한 참을 수 없는 연민심뿐이어서, 그들의 고통만을 생각하는 삶을 살게 된다."

정말 그랬다. 당신께서는 단 한번도, 당신의 몸이 아프시다고 남걱정 끼치는 일이 없었다. 이래저래 일을 하시다가 손이 베이고 머리에 상처가 나서 피가 철철 흘러도, 그냥 가만히 지혈만 하시고는, "야, 내 업보가 하나 또 날아갔다. 억수로 속이 시원하다."고 하시면서 웃으시곤 하셨다.

이런 스님 밑에서 몇 년을 지내다 보니, 내 몸이 아프다고 해서, 갑자기 얼굴에 웃음을 잃거나 침울해지거나 새침해지는 내 자신을 볼 때마다, 참으로 부끄러운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스님께서 말씀하신대로, 항상 웃는 본래 행복한 그 마음이, 바로 우리가 부처님을 닮아가는 마음인데...이러저러한 이유로 그 행복한 마음을 지니지 못한다면, 어찌 내가 수행한다고 감히 말할 수 있겠는가... 가끔은 스님의 발끝이라도 따라잡고 싶어서, "힘드나?"라고 물으시면,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미소를 머금고 "아니요."라고 대답을 해본다. 언제쯤이면, 내가... 어떤 상황에서도 항상 타인을 먼저 생각하는 그런 보살이 될 수 있을까...

<보살의 37 수행법>에는 이런 게송이 나온다.

"삶이 빈곤하여 언제나 사람들이 무시하고,
 중병과 마장에 휩싸이더라도,
 또다시 중생의 고통을 내가 받아,
 좌절하지 않는 것이 보살의 수행입니다."

나 또한, 위대하신 부처님과 보살님들, 그리고 현존하시는 스승님들의 그 크나크신 마음을 닮아서, 모든 중생들의 의지처가 되고, 그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이 길을...당당하게 가고 싶다.

<까르마빠 존자님의 "사무량심" 음성파일> 클릭하세요!
 이 파일은 깔마 욘땐 왜 소리거사님이 받아온 파일입니다.

샘젠탐제데와당 데외규당 댄빨귤찍

  일체중생들이 행복과 행복의 因을 갖추기를 기원합니다.

둥앨당 둥앨기규당 댈왈귤찍

  (일체중생들이) 고통과 고통의 因을 여의기를 기원합니다.

둥알 메베데와담빠당 미데왈귤찍

  (일체중생들이) 고통이 없는 위 없는 행복을 여의지 않기를 기원합니다.

네링착당니당 댈외 땅뇸첸보라 네빨귤찍

  행복과 고통에 대한 집착을 여읜 대평등심(捨)에 머물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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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명상 2007.11.27 11:43

    아름답고 감동적인 겨울 아침입니다..
    이 순간 내가 살아있음이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끝없는 번뇌를 모두 끊고
    한량없는 선법을 모두 닦고
    무량한 생명에게 안심과 희망을 줄수 있기를,,,
    그러기를 기약하고 서원하고 닦아 나아갈수 있음이 얼마나 가치있는일인가?

    나에게 깨우침을 주고
    나의 존재를 다시금 확인하게 하는 이 모든 선연들!!!

    나를 둘러싼 우주의
    그 한량없는 사랑과 은혜가 가슴에 사무칩니다
    나무아미타불

  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07.12.01 13:41

    비밀댓글입니다

    •  댓글주소  수정/삭제 BlogIcon 보리심의 새싹 2007.12.01 16:56

      참 오랜만이군요^^
      아마 7월달 쯤인가? 그때 댓글을 달으셨을 것같은데...
      날씨가 춥습니다. 그래도 마음은 웅크리지 않으시죠?
      내마음 내가 다스리는것,,,마음만 먹으면 됩니다.
      잘 아시겠지만 ...
      그래서 마음공부가 어렵지 않습니다.
      지금 곧바로 부처님과 같은 마음을 쓰신다면,
      곧바로,
      부처님이 되죠^^...
      마음 잘 다스려서 위대하신 부처님 닮아 가세요...

      <보리심의 새싹> 정봉 합장....

  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BlogIcon 지혜(수선지) 2007.12.06 17:26

    사진 속의 스님 미소
    여전하시네요.^^

    다치신데는 어떤시지요?
    정말 건강하세요_()_

  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주희정 2008.01.03 01:17

    아.... 스님 ㅜ
    이 글을 읽으면서 제 자신이 그렇게 부끄러울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조금만 아파도 곧잘 눈물을 흘리고 멀리 계신 엄마한테까지 전화를 해서 아프다고 투정을 부립니다.
    멀리서 항상 제 걱정을 하고 계신 엄마께 말이죠 ㅜ

    한날, 저희 아빠가 저에게 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니가 아프다고 멀리서 전화를 하면 아빠,엄마는 당장 해줄수 있는게 없어 더더욱 마음만 아프다. 그러니 부모 걱정 안시키려면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지내라"라고요.

    이 말을 듣고 참 가슴이 찡했었어요.
    제가 조금만 참으면 되는거였는데 전 항상 집에 전화를 했거든요.
    그럼 아픈게 좀 덜하는것 같기도 하고........ 제 못되고 철없는 행동이었죠.
    항상 제 걱정하고 계신 부모님을 더 걱정하게 만들었으니 말이예요.

    저도 타인을 생각하는 마음을 좀 길러야 겠습니다.

    오늘도 한가지 배우고 갑니다. 스님

    •  댓글주소  수정/삭제 BlogIcon 보리심의 새싹 2008.01.03 05:20

      희정아 ^^ 너가 대학교 가더니만 무척 어른스러워 졌구나...그래,,, 우리가 서로 마음을 내어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진다면, 우리사회가 한층 아름다워 질거야...
      너는 그래도 항상 웃음을 잃지 않았지,,,

      친구하고 맥전마을 집에와서 엄마아빠 일 거덜어 주었을때 내가 보니, 친구도 참 마음에 들었다...
      엄마 아빠가 너희들을 위해서 열심히 사시는 것,
      훌륭하게 잘 자라서 사랑으로 보답하여라...
      희정이 화이팅!

  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혜행자 2016.10.25 06:38

    시방세계 항상하신 모든 부처님과 은혜로운 스승님께 귀의합니다_()_
    스승님께서 환하게 웃으시는 사진을 보고, 까르마빠 존자님의 사무량심 음성을 들으니 이 아침이 너무나도 감격스럽습니다.
    날마다 환희로운 아침을 주시는 스승님과 스님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삼배 올립니다_()_()_()_

    '중생의 고통을 내가 받아, 좌절하지 않는것이 보살의 수행이다' 라는 말에 눈물이 핑 돕니다. 정말 이러한 삶을 살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너무도 부족한 제 모습을 진심으로 참회 드리며, 부끄러운 오늘을 만들어온 지난날의 모든 어리석음의 잘못들을 진심으로 참회 드립니다_()_
    오직 중생들을 위한 삶을 살아가고 싶다는 제 마음이 진실하여 반드시 스승님과 같은 삶을 언젠가는 살아갈 수 있도록, 오직 참회하고 복을 지으며 노력하겠습니다.
    부처님과 스승님들의 삶을 잠깐만 떠올려 보아도, 제 삶은 참으로 부끄럽기 그지없는, 겸손하지 않을 수 없는 삶입니다. 거룩하신 사무량심을 따라 적으며 오늘 하루도 감사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시작하겠습니다_()_

    일체중생들이 행복과 행복의 인을 갖추기를 기원합니다.
    고통과 고통의 인을 여의기를 기원합니다.
    고통이 없는 위 없는 행복을 여의지 않기를 기원합니다.
    행복과 고통에 대한 집착을 여읜 대평등심에 머물기를 기원합니다.

    크신 가르침 주시는 홍서원 승가에 진심으로 귀의 감사 드립니다. 옴아훔_()_()_()_

  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현오 2016.12.12 23:19

    공성에 관한 이런 쉬운 법문을 접하게 하여주신 부처님과 스승님의 인연 감사합니다.
    그 동안 미련하여 알아차리지 못한 제 자신의 경험도 공이었음을 깨달았습니다.
    약 30년전 바다 사고에서 경험한 잠깐의 편안함, 오히려 병원 치료과정의 고통.
    사고 경험후 죽는다는 것이 두렵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경험으로만 남았을 뿐 타인에 대한 자비심으로 깨치지는 못했습니다.
    대비심의 마음.
    오늘 배운 법문 마음에 새기겠습니다.
    불법을 배울 수 있는 인연 너무 감사합니다.
    옴 아 훔
    현오 합장_()()()_



    •  댓글주소  수정/삭제 정봉무무 2016.12.13 05:19

      이제,
      부처님의
      거룩하고 위대하신
      가르침따라
      보리심의 대원력
      놓치지 마십시요~
      쉽게 잘 이해하신 거사님을
      찬탄합니다~^^*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