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이야기/보시 | Posted by 보리심의 승가 홍서원 보리심의 새싹 2007.10.11 16:41

호떡과 국화 이야기

예전에 정봉 무무 스님께서 동굴에서 수행하실 때의 이야기이다.

그때 스님께서는 낡은 점퍼에 다떨어진 바지를 입고, 수염은 가득 기르고 동굴에서 사셨는데...미숫가루 조금만 드시고 사셔서 몸무게나 15 kg나 빠져 빼빼 마르셨다고 한다.

가끔 산 여기저기에 버려진 쓰레기를 한자루씩 주워 모아다가, 쌍계사 입구 주차장 쓰레기장에 버리곤 하셨다고 한다.

그 당시 쌍계사 입구에서 가게를 하던 젊은 새댁 보살이 있었는데, 하루는 스님께서 늘 그러하시듯이 쓰레기를 모아서 한 곳에 버리고 계셨을 때, 얼른 호떡을 사가지고 와서 스님께 공양을 올렸다고 한다.

그 때, 스님의 모습이 참으로 남루하여서, 모든  사람들이 무시하거나 거지취급을 했었는데...
그 보살님만이 마음을 내어, 스님께 공양을 올렸다고 한다. 그 따끈따끈 했던 호떡은 스님께서 화개골에 오신 이래 처음으로 받았던 공양이었던 것이다. 스님께서는  저렇게 마음이 착한 사람은 꼭 잘 살 것이라는 확신이 드셨기에 좋은 말씀을 해주셨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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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살님이 올리신 꽃공양- 법당에는 향기가 가득하다>


그때  젊었던 새댁 보살님은, 가게를 해야할지 고민이 많은 상황이었는데, 스님의 법문을 듣고는 힘들어도 젊을 때 고생은 값진 것이라 생각하고 가게를 계속 하기로 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까지...15년 동안 가게를 돌봐오신 보살님...
가게를 하면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에게 인생을 배우면서, 때로는 좋은 이야기를 건네주면서, 틈틈히 불교책도 보아가면서..그 때 스님의 확신대로...잘 살아오고 계셨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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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봉 스님방의 개인 불단, 문수보살님, 파드마삼바바, 부처님께서 계시다>

어제는 스님께서 하동에 나갈 일이 있으셨는데, 쌍계사 입구에서 버스를 기다리다 향원슈퍼 보살님을 만나게 되었다. 보살님은 스님께서 돌아오실 시간을 물으시더니, 스님 오시는 걸음에 이곳을  처음으로 방문하시게 되었다.

그저, 다른 절처럼...그럭저럭 살 것이라고 예상했던 보살님은...
정말로 헌 나무들로 지어진 작디 작은 토굴들을 보시고 적잖이 충격을 받으신 것 같았다.
그리고.. 조그만 법당에서 차를 마시면서,
스님께서 10여년 전의 호떡 이야기를 꺼내시자...

 "전 그 때, 스님 법명도 모르고...그냥 '쓰레기 줍는 스님'이라고 알았어요. 오늘...여기 오니까, 뭐랄까 마음이 아주 아프면서도 행복하네요..."라고 웃으신다.

그리고 보살님은 불단에 올리라고 하면서,
스님 돌아오시는 시간에 맞춰 미리 주문했던 가을 국화를 한아름 공양 올리고 돌아가셨다.

보살님의 이쁜 마음이 복이 되라고...작은 토굴의 각 불단마다...
아름다운 국화 공양이 올려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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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진의 불단. 탑을 들고 계시는 부처님, 까르마빠 존자님께  가피받은 까닥으로 장엄했다>


어려울 때, 만난 친구가 진짜 친구라고 했던가...
정말 보잘 것 없고 누추한 이들에게 보시를 베푸는 것은 참으로 넉넉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것이다.
잘 나가는 사람의 앞에서는 굽신거리고, 뒤에서는 시기 질투하는 것이 보통 사람의 마음이기에... 사람관계에 계산 놓지 않고, 정말 순수한 마음으로 따뜻하게 베푸는 것은, 참으로 아름다운 일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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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현스님의 불단, 향로를 들고 계시는 부처님...^^>


진한 가을 국화의 향기처럼...
모든 이들 또한,
넉넉하고 따뜻한 마음의 향기로..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 수 있게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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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박영심 2007.10.11 17:00

    잊고있던 지난 추억을 이렇게 아름답게 엮어주시다니....
    참으로 부끄럽고 또 한편으로는 가슴이 찡하네요.
    워낙 많은 사람을 상대로 하는 일이라 맘처럼 아름다운 삶을 살지는 못하는데...
    다시한번 제 자신을 반성하고 생각할수 있어서 진정으로 행복합니다.
    정봉스님! 천진스님! 현현스님!
    이토록 아름다운 가을날
    행복한 맘 가득하게 해주셔서 다시한번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  댓글주소  수정/삭제 BlogIcon 보리심의 새싹 2007.10.11 19:08

      위대하고 거룩하신 부처님께 귀의 하옵고^^

      올린글을 보시고 댓글까지 다셨군요...
      혹시 글을 올려서 누가 되지 않았을까 걱정했는데,
      다행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저가 화개골짜기에 와 부처님공부 잘 해서 모든 분들께 잘 회향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식구모두,
      불보살님의 가피가 언제나 함께 하기를....

  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진맘 2007.10.12 12:24

    그가게 보살님처럼 저도 순수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싶네요.
    작은 돌맹이로 개구리가 죽듯....(이 얘기가 여기에 맞나요?ㅡㅡ? 암튼...)작은거 하나에 받는사람은 크게 느낄수 있잖아요.
    저도 다름사람들에게 작은거 그냥 제가할수있는 조그마 한걸로 행복을 줬으면 좋겠어요.
    오늘도 또하나 배우고 마음에 새시며 실천하려 합니다 ^^

  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혜원 2007.10.14 17:49

    삼보에 귀의하옵고_()_
    아름다운 꽃에 아름다운 사연이 있었네요..
    보면서 '오~좋다'만 했었는데^^*
    다잡았다 생각했던 마음 더 높은 자각성으로 새로이 다지면서 매일 매일이 새롭게 출발하는 날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모든 것이 순조롭습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원정심 2007.10.15 18:22

    향시 스님의 법문을 접할때마다 스님의 모습과 마음이 비추워지는듯
    너무도 밝고 말가보여 머리숙여 합장합니다 스님 향시 건강하셔서
    성불 하시옵소서 ()..

    •  댓글주소  수정/삭제 BlogIcon 보리심의 새싹 2007.10.16 08:25

      가을 국화꽃 향기와 함께
      원정심보살님도 드디어 나타나셨군요^^
      그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언제 어디서나
      부처님의 올바른 가르침 놓치지 마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부처님의 가르침대로만 산다면,
      항상 행복하실것입니다.
      _()_

  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만혜 2008.05.12 20:10

    참으로 가슴따뜻한 이야기입니다.

  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최두성 2019.03.25 22:35

    스님께선 진짜 수행하시고 가시면서 진짜 마음으로 행하십니다 승보에 귀의함을 보여주시는 스승이십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공부하는 마음 스님과 같아지이다 부디 마음내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