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이야기/지혜 | Posted by 보리심의 승가 홍서원 보리심의 새싹 2007. 4. 20. 13:31

돈오의 삶이 곧 자비방편의 삶이다

언젠가 그 유명한 백련암에 간 적이 있었다. 도량을 돌아보는데, 참으로 어색한 조형물이 하나 눈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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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선을 대표하는 곳에...어울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우리는  충격을 받아 바깥에 한참을 우두커니 서 있었다.

그 당시 두 가지 기분이 동시에 들었다.

그 하나는 아이러니.
다른 것도 아닌, 선의 스승인데, 동상을 만들다니...
좋게 해석하면,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여기는 선도량이 아닌가?

부처님의 불상은 수많은 깨달음의 비유를 간직하고 있어서,
눈 밝은 사람이 보면 반드시 반짝하고 뭔가를 얻게 되는데...
이 모습을 보고, 사람들은 어떤 감화를 받을 수 있을까...


두번째로 느낀 것은, 알 수 없는 슬픔이라고나 할까.
이 세상의 모든 선지식이 전해주고자 하는 것은 사랑과 자비, 그리고
영원한 행복, 영원한 자유인데...
영원한 대자유를 천명한 곳에서, 사리와 동상???........  
알 수없는 슬픔과 자유를 잃은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 나만의 일일까...


예전에 정봉 스님께서 지리산 정상까지 일주일을 아무 것도 드시지 않고, 철저히 깨어있는 의식으로 행선을 하신 적이 있으셨다. 그 때, 사람들이 백련암에 큰 도인 스님이 계신다고 해서, 지리산에서 내려와 바로 그곳으로 가셨다고 한다.

큰 신심과 기대를 가지고 백련암에 올라갔는데, 암자 입구에 있는 큰 소나무에 "침묵하시오."라는 팻말을 대못으로 박아놓은 것을 보고 실망을 하셨다고 한다.

또 몸이 불편하신 할머니 한 분이 그때 스님과 함께 힘겹게 백련암까지 올라갔는데, 3천배를 마저 채우지 못해, 친견도 못하고 그냥 내려가는 모습을 보면서,

스님께서는 "내가 만약 도인이 된다면, 이 도량의 어른은 닮지 않겠다."고 다짐하셨다고 한다.
그리고 친견조차 하지 않고 백련암 앞에서 밤새도록 좌선을 하고 아침에 돌아와, 그곳으로 편지 한 통을 다음과 같이 보냈다고 하신다.

"부처님의 대자대비한 수행처에서,

나무에 대못을 박는 것은 깨어있는 수행자로서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또한 침묵이라는 것은, 절대 하라고 해서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 내면에서 탐진치 삼독이 쉬어졌을 때, 스스로 일어나는 것입니다."


나중에 스님께서 해인사 백련암에 가보니, 그 팻말과 대못은 더이상 볼 수 없었다고 한다.


성철스님이 불을 지펴, 아직도 논쟁이 끊이지 않는 돈오돈수와 돈오점수...
한국 불교가 바른 길을 가지 못하는 것은 아마도 이 논쟁이 확연히 정리되지 않은 탓도 있다고 생각된다.

우리가 이해해야 하는 것은
비록 성철스님께서 규봉종밀과 보조국사를 폄하하고, 돈오돈수를 주장하셨다 해도...

성철스님 역시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이미, 소위 돈오라고 하는 것과는 어긋나 버렸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 '돈'이라는 것은 깨달음이라는 '오'자를 붙일 수도, 수행이라는 '수'자를 붙일 수 도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본래 깨달아 있는데, 어떻게 수행이라는 이름을 덧붙이겠는가?

수행자의 입장에서, 돈오돈수이니 돈오점수이니 싸울 이유가 하나도 없다. 다만, 바로  그 자리에 계합되는 돈오적인 삶을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내가 깨달았거나 또는 못 깨달았거나 간에, 깨달음이란 본래 갖추어져 있기에, 이 사바세계에서 펼쳐지는 모든 수행은 '일체중생을 위한 자비행' 즉 자비 방편일 수밖에 없음을 이해해야 한다. 즉 깨달은 사람이거나 깨닫지 못한 사람이거나 그 삶은 원력의 보살행 뿐임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또한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연기법에 대한 바른 이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 돈오는 대중적으로 여러 번 반복해서 말할 필요가 없다. 지금까지 깨달음을 얻었던 수많은 선지식들은 늘 방편을 이야기 해왔다. 단지, 근기되는 사람들이 보고 알아차릴 수 있도록, 몇 번만 본체적인 입장에서 언급을 하셨던 것이다. 우리나라 불자치고, 돈오를 몰라서 수행 못하는 사람이 있을까?

지금 우리나라의 현실을 좀 더 솔직히 들여다 보자. 돈오돈수, 돈오점수의 논쟁이 과연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는지...

가만히 잘 되짚어 보면, 우리는 얻은 것 보다 잃은 것이 더 많다.
오히려 근기가 성숙되지 않은 사람들에게 돈오는,  어린아이 손에 쥐어진 칼과 같이 자신을 헤치는 결과를 가져왔다.

선을 안다고 자부하는 일부 스님들은 고기와 술을 먹으면서,
"깨달음에 어디 청정하고 더러운 것이 있나? 청정한데 빠져있어서 어찌 깨달음을 얻겠냐"는 
실로 어처구니 없는 돈오를 말한다.

또한 일부 시민선방에 나가보면, 최상승의 선을 한다는 자부심에, 삼보에 대한 귀의심마저 없는 거만한 사람들을 종종 보게 된다.



예로 부터, 크게 깨친 위대한 선지식들은 여러 가르침을 법답게 '회통'하셨다.

우리가 정말,

생사를 요달하고 대자유인이 되어, 일체 중생을 깨달음으로 이끄는 일을 하기 위해서는,

정말로 세심하게 살펴, 바른 견해를 갖추어야 한다.

맹목적인  권위에 눈이 멀어,
제대로 사유하지도 않고, 마냥 그럴 것이라고 믿는 것은 참 위험하다.

우리가 얻는 깨달음이 비록 부처님의 구경지와 한치의 오차도 없는 동등한 것이라고 해서, 나의 미천한 방편이 부처님의 위대한 방편지와 동등하다고 여겨서는 안된다.

예로 부터, 보살행을 말한 것은 우리가 비록 본성품 자리에서는 부처님과 동등하다고 할지라도, 많은 중생을 위해 무량한 방편지를 구족해 나가야 함을 강조한 것이다.

부처님께서 49년(45년) 간 설법하시면서, 다만 돈오만을 말씀하시지 않고 방편을 설하신 것은, 오로지 중생의 근기따라 제도하시기 위함이었다.  

이 근본 뜻에 입각해서, 돈오돈수, 돈오점수 따지고 싸우는 일 없이, 모든 가르침을 회통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가 육조단경을 읽을 때도, 육조단경 안의 참 뜻을 읽어낼 수 있어야 한다. 만일 그렇지 못하고 점수를 비방하는 속인의 마음으로 신수의 가르침을 폄하한다면 참으로 슬픈 일이 될 것이다. 정말로 안목을 갖춘 사람은, 육조단경을 보면서, 혜능과 신수의 게송을 회통하여 신수를 폄하하지 않을 것이다. 해인사 강원에서는 성철스님의 영향력으로 규봉종밀의 가르침을 배우지 않고 육조단경을 대신해서 배운다. 그러나 잘 살펴보면, 규봉스님의 가르침은 회통사상이고, 육조단경은 근기가 되지 않는 사람이 보면, 당파싸움밖에 되지 않을 위험을 안고 있는 책이다.

그러고 보면, 티벳불교와 우리 한국불교는 참 상반된 점이 많다. 반야지를 강조하고 스스로의 깨달음을 우선시 하는 한국불교...자비방편을 강조하고 보살행을 우선시 하는 티벳불교...

티벳불교를 접해보면서 느낀 점은, 우리나라에는 티벳보다 실질적인 공부를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수많은 불자들이 참선을 하려 하고, 깨달음을 얻으려고 하지 않는가?

이 훌륭한 "선"이라는 전통 위에, 계율과 참회, 원력과 자비행이 구족된다면...
한국 불교의 미래는 참으로 밝을 것이며,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당당할 것이라 생각된다.

현재 우리나라 불교를 가르치고 있는 선지식분들은, 이제 돈오에 대한 주장은 그만 하고, 오로지 수행자들이 돈오할 수 있도록, 계정혜 삼학을 갖추어 원력의 보살행을 실천할 수 있는 가르침만 전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큰스님이라는 그늘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이 시대에 필요한 가르침이 무엇인지 자각하고,
오직 자등명, 법등명해야 한다.
부처가 오면 부처를 죽이고, 조사가 오면 조사를 죽이라고 했는데,
하물며 내면에 있는 큰스님이라는 동상을 없애지 못한다면...
영원한 자유를 얻지 못할 뿐만 아니라,
진정한 돈오, 진정한 선은 만나지 못할 것이다.
                               (보리심의 새싹.borisi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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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능엄 2007.04.22 15:22

    스님...능엄입니다.

    아침공양하고.. 글을 읽고, 법당에가서 기도하고 다시 왔습니다.
    법당에가서 삼배를 드리자마자.. 눈물이 한없이 흘러내렸습니다.
    가장 가까운곳에 있었는데.. 나는 어째서 그렇게 헤매였는가..
    지금 난 이렇게 떳떳한데. 왜 그렇게 어리석은 짓을 했을까..
    과거의 악업으로 겨우겨우 만난 이 불법을 이루지못할까..
    참으로 두렵고 두려워서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리고 '관세음보문품'을 읽었는데..

    '온갖 종류의 쇠사슬로 손과발이 묶이였을 때,
    지극하게 관세음보살을 염하는 힘으로
    그 쇠사슬이 저절로 풀어졌느니라..'

    라는 곳을 읽으니까.. 또 스님 생각이 나서 눈물이...
    그래서 코 한번 팽~ 풀고, 이 간절한 마음을 삶에 지친 모든 존재들에게
    회향하려고 글을 올립니다. 이 공덕으로 다 함께 부처되기를..
    스님.. 걱정마세요.. 제 안의 관음보살이 씩씩하게 크고 있으니까요. ^^

  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박 영심 2008.05.30 12:28

    언젠가 시어머니께서 부처님 공부가 어렵다고 말씀드리니까
    스님께서는 어렵게 생각지 말라고 가장쉬운 공부가 부처님 공부라고...
    요즘은 가게가 한가해서 혼자있는 시간이 많습니다.
    그래서 람림도 읽고 또 읽고 반야심경도 읽고 한자로 써보고 한글로도 써보고
    보리심을 구석구석 헤메고 다니고...
    근데 제 맘은 알수가 없는것 같아요. 자꾸만 바보같이 느껴지구요.
    맨날 참회진언 적고 외는데도 실수투성이의 하루하루를 맞이하고 보내는것 같아요.
    하지만 또 마음을 다그쳐 봅니다.
    보리심의 글들을 읽을때면 어렵고 모르는 것도 많지만
    아마도 본마음은 하나일것 같고 저는 그 본마음을 찾기위해 노력 또 노력
    하렵니다. ~~O心 합장 ~~

    •  댓글주소  수정/삭제 BlogIcon 보리심의 새싹 2008.05.30 19:29

      ^^....^^
      한마음....
      그 찾는자....
      바로 그 찾는자가 누구일까요?
      전도된 생각, 즉, 뒤바뀐 착각으로 인하여,
      생사고해를 헤메게 되지요...
      뒤바뀐 생각에서 벗어난 분이 바로 부처님 입니다.^^
      없는데도 있다고 하는 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사대의 몸뚱아리 구속에서
      참된 자유를 잃어버렸습니다.
      바로, 그 찾는자가 바로 그놈....
      그는 영원히 자유롭습니다.
      본래로부터 아무일이 없이 언제나 원만구족하여,
      모든 일을 이미 완성해버렸습니다.
      너무 걱정마세요...
      그렇게 간절히
      자유와 진정한 행복을 갈망하는 마음으로 인하여,
      불도를 이룰것입니다.
      ^^....

  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언。♥ 2008.06.03 15:26

    스님~!
    안녕하세요?
    저 지언이예요 ^ㅇ^
    요즘에 글을 잘 못 써서 죄송합니다....♣
    친구들하구 놀러다니다 보니깐 이렇게 글 쓸 일두 없었네요 ^ㅇ^
    죄송합니다.. 요즘엔 친구들도 저를 많이 좋아해주구,,,
    많이 아껴줍니당~!
    그렇게 대해주니 정말 학교생활이 즐겁고, 행복하구.....
    정말 좋아요 ^^
    그럼 다음에 또 글 올리겠습니다....
    그 동안 건강 조심하세요 ^ㅇ6
    그럼 안녕히......

    •  댓글주소  수정/삭제 BlogIcon 보리심의 새싹 2008.06.03 19:21

      와! 오랜만이군....^^
      그동안 잘 있었어?
      아버지 엄마,그리고 음, 오빠 유상이와 동생진영이 ..
      모두 안녕하시지?
      학교생활 잘 하고 있다니, 정말 기분이 좋다.
      허낙 지언이는 마음이 넓어서 친구들을 잘 포용하잖아.
      항상 학교생활 신나고 즐겁고 행복하게...
      잘하기바래..
      그럼 안녕,,,
      -바른마음으로 바른생활을 하는 지언이를
      항상 기대하는 정봉스님-

  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성불화 2017.04.27 14:47

    지극한 마음으로 불법승 삼보에 귀의하옵니다
    제마음에 위대하고 큰스님이여서 그리 호칭했는데 이 법문을 보니 제가 잘못했나 싶어요 ㅎㅎ
    위대한 선지식 스승님 옴 아 홈

  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BlogIcon 원보살 2019.03.17 04:23

    옴 아 훔!

    선지식 스승님의 대자비와 지혜의
    명료한 가르침에 예경올립니다__()__

    스승님은 길이며 생명이며 구원의 빛!

    공성의 지혜와 자비의 방편
    이 두 날개를 함께 하여
    마침내 세세생생 보살도의 삶

    나와 모든 중생들이 무량수 무량광 아미타
    부처님을 뵈어 다함께 성불하여지이다!

    청정수월도량 홍서원 승가를 찬탄합니다__()__

    무량수 무량광 나무아미타불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