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이야기(India)/인도속의 티벳사원(2005) | Posted by 보리심의 승가 홍서원 보리심의 새싹 2006.01.08 10:01

인도속의 티벳사원 제 8탄- 달라이라마와 남걀사원

다람살라의 남걀사원은 달라이라마 스님께서 계시는 사원이다. 우리가 다람살라에 갔을 때, 때마침 달라이라마 스님의 법문이 있었다. 대만신도들의 요청으로 밀교에 관한 설법이 한참이셨다.

달라이라마 스님께서 티벳어로 설법하시면, 법문을 요청한 국가의 언어와 영어, 중국어로 통역된다. 영어로 통역되는 것을 듣고 싶다면 라디오 수신기를 가지고 들어가야 한다. 그리고 또 하나! 법문을 듣기위해서는 다람살라의 복지국에 가서 출입신분증을 만들어야 한다.(사진 2장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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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론하는 모습, 서있는 사람이 질문하고 앉은 사람이 대답한다.
                                   옆에 서 있는 스님은 대론을 감독, 지도하는 스님이다)

아침 일찍 남걀사원으로 향했는데, 벌써 법문을 들으러 온 사람들로 사원의 입구가 북적댄다. 법회가 있는 날은 금속탐지기도 통과해야 하고 가방도 검사받아야 한다. 카메라, 핸드폰은 반입금지이다.

관례적으로 법회 첫날에 앉은 자리가 법회내내 자신의 자리가 된다. 그래서 첫날에는 다들 자신의 자리를 표시할 수 있는 좌복을 들고가게 된다.

우리는 첫날에 참석못했기 때문에, 좌복도 없이 복도 바닥에 앉아 법문을 들었다. 엉덩이도 무척이나 시리고, 중국어도 한마디 못알아 들었지만, 달라이라마 스님의 음성을 듣는 것만으로도 환희심이 났다. 70이 넘는 연세에 저리도 힘차고, 당당하고, 자비로운 음성으로 몇시간씩 설법하시다니, 정말 놀라웠다.

더욱 놀라운 것은 법회내내 현지 인도인들이 끊임없이 달라이라마 스님을 참배하려고 온다는 점이었다. 티벳불교가 사실적으로 인도에 불법의 씨앗을 퍼뜨리고 있는 것이다.

엉덩이가 바닥의 냉기로 참을성을 잃어갈 즈음, 우리 뒷편에서 뭔가가 날아왔다. 얼른 돌아보니, 빨간색 모포이다. 우리 뒷좌석은 티벳스님들 자리인데, 주변을 둘러봐도 다들 시침떼고 모른 척 한다. 어느 스님이 맨바닥에 앉은 우리를 보다 못해, 자신의 모포를 던져준 것이다.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에 조심스럽게 바닥에 깔고 앉아 법문을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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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회기간에도 대론은 계속된다. 앞에는 자리를 표시하는 다양한 깔개들)

오전법문이 끝나고, 남걀사원에 있는 초펠스님의 형님 스님인 잠링스님을 찾았다. 잠링스님은 대만에서 공부하시다가 바로 전날 입국하셨다고 한다. 다른 스님들이 잠링스님을 찾으러 간 동안, 우리는 잠링스님의 은사스님 방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드디어 잠링스님이 나타나고, 우리는 노스님 방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노스님께서는 뗀펠노스님의 안부를 물으시면서 은근히 어떻더냐고 물으신다. 우리는 웃으면서 '너무, 너무, 너무 친절하고 자상하시더라'고 대답하니, 무슨 의미인지 아시겠다는듯이 두분이서 재밌게 웃으신다.

정말로 티벳의 노스님들은 아상이 푹 삭아서 자비로움만이 그득한 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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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링스님과 은사스님. 간소한 방에는 침대 하나, 탁자 하나가 전부이다)


다람살라는 정말 산골의 작은 도시일 뿐인데, 세계각국에서 온 젊은이들로 늘 북새통이다. 우리가 만난 사람들만 해도, 이스라엘, 이디오피아, 독일, 과테말라, 덴마크 등 정말 국적이 다양했다.

이 많은 사람들이 나름대로 구도를 위해 왔으니, 티벳불교의 저력이 정말 대단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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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회를 마치고... 마침 그곳에서 만난 송광사 연성스님과 함께 찍었다., 사라학교에 다니기 위해 오셨다고 하셨다.  남걀사원앞의 티벳천막 음식점들. 싸고 맛이 좋다)

알다시피, 티벳은 정교일치 사회 즉 불교가 통치이념이자 승려가 국가원수인 사회이다. 그래서 인지, 지도자의 통찰력으로 어떤 문제가 제시가 되면, 국민들이 너무나 잘 이해하고 따라준다.

달라이라마 스님은 환경문제에도 관심이 많으신데, 그 이유인지 다람살라의 경우 비닐사용이 금지되어 있다. 물건을 사면 신문지에 둘둘 말아주는데, 비가 오는 날에는 그 신문지가 젖어 죽 찢어지면서 와르르 물건들을 쏟는 경우도 많다. 그래도 누구 하나 불만이 없다.

또 티벳관공서에서는 달라이라마 스님의 권고로 이면지 사용이 원칙으로 되어있다. 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본 분이 하는 말, '정말 대단해. 이면지사용하는데, 마치 경쟁이 붙은 것 같더라구요.'라 한다.

어떤 해는 달라이라마 스님께서 새해법문을 하시면서, 모든 생명을 존중하는 대자비를 실천하려면 가죽옷, 털옷, 육식 등은 지양해야 된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으셨다.

티벳에서 새해는 가장 큰 명절로, 그날이 되면 자신이 가장 아끼는 옷으로 치장하고 절에 가는 것이 관습이다. 보통 티벳본토에서는 대부분이 가죽옷과 털옷으로 치장한다고 한다.

그러나 달라이라마 스님께서 이 법문을 한 이래로, 티벳에서는 가죽옷과 털옷으로 치장하고 절에 가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어 졌다고 한다.

인도 땅에서 설법했는데, 티벳본토에서 철석같이 믿고 실천을 하니, 달라이라마 스님의 법력도 대단하고, 티벳인들의 신심도 참 대단하다.

티벳인들의 나라잃은 아픔이 전세계로 불법이 퍼지는 계기가 되었으니... 이 소중한 불법의 씨앗들이 전 세계인의 가슴에서 무럭무럭 자라나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