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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이야기(India)/인도 성지순례 2014

가기 힘든 그 곳, 시킴

 

코넛 플레이스에서 만난 처사님

 

손으로 드시는 것을 매우 좋아하시는 스님

 

올 때마다 아련한 느낌이 드는 영취산

 

영취산의 부처님 향실

 

                                핸드폰에 셀카 기능이 있음을 뒤늦게 발견하고 기뻐하는 모습^^;

 

 

 

보드가야 참배를 마치고, 캘커타행 기차를 타기위해 보드가야의 가야역으로 갔다.

기차표도 미리 한국에서 예약했건만, 가는 길이 그리 순탄치는 않았다.

왜냐... 우리가 예약한 기차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예약표를 보여주었더니, 기차 편성이 달라져서 기차가 없어졌다고 한다.

더욱이 환불도 불가. ^^;

말로 표현할 수도 없는 황당한 마음을 겨우 추스리면서... 스스로를 위로 해주었다.

"여기는 인도잖아...No problem(문제 없어)..."

 

그러나 캘커타에서 시킴 근처로 가는 기차를 미리 예약해놓았기 때문에,

무슨 일이 있어도 그 날 안에는 캘커타에 도착해야만 했다.

그런데 창구에 물어보니 캘커타행 표가 매진됐다고 한다. 

황망한 표정을 지었더니, 막 출발하려는 빠뜨나행 완행열차에 얼른 올라타라고 한다.

표가 없다고 하자, 상관없으니 타도 괜찮다고...

 

 

                                              그 날의 상황을 짐작케 해주는 사진^^;

 

 

현지인으로 가득찬 빠뜨나 행 열차는 말 그대로 짐칸이었다.

상식적으로는 세 명이 앉게 되어있는 긴 의자에는...

열명 가까이 서로 엉덩이를 비집고 차곡차곡 앉기 시작했다.

발 디딜 틈도 없는 곳에서 서 있자니...

손 하나, 발 하나... 몸 전체를 몇 시간동안 꼼짝달싹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그런데...숨 쉴 틈도 없어보이는 그 와중에도,

그 틈을 비집고 간식거리를 팔러다니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리고 한 인도 소년은 뭘 잘 못 먹었는지... 그 비좁은 곳에서 결국 올리고야 말았다.

그 순간, 조금의 틈새도 없어보이던 그 곳에 널찍한 공간이 생겨버렸고...^^;

현현스님이 안스러운 마음에, 들고 있던 마지막 생수병과 물티슈를 건네주었다.

그 모든 어려운 상황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인욕하고 있는 인도의 서민들의 고된 삶을 보니,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연민이 밀려왔다.

 

그렇게...몇 시간동안 구겨져서 겨우 도착한 곳은 빠뜨나역...

창구로 급하게 뛰어가서 캘커타행 기차표를 물어보니,

우리가 예약한 시킴 기차시간에 맞는 기차표가 없단다.

빠뜨나는 난생 처음 와보는 지역이라서 아무런 정보도 없고...

캘커타에서 시킴으로 가는 밤기차는 이미 예약이 되어있는데...

어떡하지...!

머리 속이 하얗게 되는데, 순간 스님께서 섬광과 같은 한 마디를 던지셨다.

"혹시 이 근처에 공항 있나 물어봐라!"

 

왜 날아갈 생각은 못했지?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어보니 빠뜨나에 공항이 있단다!

우리는 바로 오토릭샤를 불러 빠뜨나 공항으로 향했다.

우리 형편에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인도 국내선. 

공항에 도착하니, 항공 노선이 이렇게 많을 줄이야...인도가 크긴 큰 나라였다.

캘커타 행 시간표를 떨리는 마음으로 물어보자,

1시간 안에 출발하는 저렴한 티켓이 겨우 몇 자석 남았다고...

결국 우여곡절 끝에 천만다행으로 캘커타행 인도 국내선에 몸을 싣게 되었다.

 

발 아래로 펼쳐진 끝없이 넓은 저 인도 땅을,

편안하고 조용하고 깨끗하고 안락한 비행기 좌석에서 내려다 보고 있으려니,

문득 반나절동안 겪었던 모든 일이 꿈만 같았다.

마치 윤회를 거듭하면서 지옥에서 천상으로 올라온 느낌이었다.

그 날 안에 도저히 도착할 수 없을 것 같았던 캘커타 기차역...

스님의 지혜로 무사히 실리구리행 밤기차에  탑승할 수 있었다.

 

아침에 실리구리에 도착해서 시킴으로 들어가는 외국인 허가증을 발급받고,

갱톡으로 가는 차를 수배했다.

수많은 운전기사들이 좋은 차들 앞에서 손짓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편안하게 갈 수 있었던 그 좋은 차들을 제치고...

우리가 하는 일이 늘 그렇듯...!

아주 처량한 눈빛으로 스님을 바라보던 한 젊은 기사님이 스님께 당첨되었다. ^^;

물론 그 차는... 비포장 도로를 종횡무진하기엔 너무나도 작고 낡은 차였다!

 

언제나 모든 것을 인연에 맡기시는 스님...

이왕이면 어려운 사람 도와주자는 스님...

앞으로 비포장 도로를 꼬박 5시간 달려야 하는데...!

시킴은 정말 가기 힘든 곳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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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인도를 겪어보지 않으신 분들의 이해를 위한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