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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이야기/지혜

아이의 천진함과 도인의 천진함


세상을 살면서, 우리가 반드시 빈 손으로 찾아가서는 안되는 자리가 있기 마련이다.
보통, 우리가 아기 돌잔치에 갈 때에도 무언가 작은 선물이라도 꼭 마련해 가곤 하는데,
거기에는 사실 숨은 이유가 있다.
그 이유란,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은 아이를 만나게 될 때,
우리들은 무언가 꼭 얻어가는 것이 있기 때문인데,
그것은 바로...아이들만이 가지고 있는 순수함이라는 에너지이다.

아직은 때가 묻지 않은 아이들의 눈망울...
혹은 갓 태어난 강아지나 고양이들의 '아무 생각없음'을 볼 때마다,
우리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번지고 행복해지는 것은...
바로 이러한 그들만의 순수함을 느낄 수 있어서이다.



 
     <보현행원을 합창하는 홍서원 천진 부처님들,  카메라가 쑥스러운지...ㅋ>


그러나 슬프게도...

아이들의 순수함이란,
에덴동산과 같아서 어른이 되면 잃어버려야 하는 그 무엇이다.
오히려,
어른이 되어도 마냥 세상물정 모르는 아이만 같다면,
세상 사람들은 '철없다'는 말로 그 사람을 평가하곤 한다.
왜냐하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바세계는 온갖 고통과 괴로움이 있기에,
우리들은 마음 속 깊이,
누군가 그 고통을 함께 해주길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간혹 우리들은 '천진도인'이라는 말을 오해할 때가 있다.
타인을 배려할 줄 모르는 이기적인 순수함은,
세상의 고통을 덜어줄 수 없다.

우리의 내재된 참된 지혜와 자비를 회복해서
그야말로 세상 계산은 잘 놀줄 모르지만,
다른 존재의 행복을 위하고, 고통을 없애는 일에는
자신을 아끼지 않는 그런 분들이 바로 천진도인이다.

그래서,
우리가 꼭 빈 손으로 찾지 말아야 하는 곳 중에, 가장 중요한 곳은...
바로 스승님과 선지식을 친견하는 자리이다.
왜냐하면,
비록 스스로가 알지 못한다 하더라도,
깨달은 분들을 친견하면, 반드시 얻어가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가 잃어버린 우리의 순수성을 회복하는 길은,
우리의 삼독심, 즉 탐내고 성질내고 어리석은 마음을 돌려서,
지혜와 자비로 전환하는 것임을 늘 기억해야 한다.

결국...
우리의 본래적인 순수함을 회복하는 길은,
역설적이게도,
철저하게 계율을 지키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우리는 욕심과 분노와 어리석음으로 눈 앞이 가려져서,
무엇이 정말로 세상을 이익되게 하고,
무엇이 정말로 행복으로 향하는 길인지 판단하지 못하기에,
부처님께서 가르쳐주신 길을 따라 갈 때만이
다시는 더럽혀지지 않는,
본연의 천진함으로 되돌아 갈 수 있기 때문이다.

***
지금 광우병 쇠고기로 전국이 몸살을 앓고 있다.
광우병이야말로 인간의 탐욕과 어리석음때문에 생긴 병이다.
작금의 복잡한 시국을 해결하기 위해 정봉스님께서 제시하신 말씀,
"고마, 우리처럼 채식하면 바로 해결나...
 모두가 다 각자의 탐욕을 끊지 못해서 벌어지는 슬픔인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