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에서
2016. 12. 28.
30년전 그 고목나무
올해 9월 마지막 법회를 마친 뒤, 스승님을 모시고 해인사에 다녀왔습니다. 30년전인 1986년 초가을 어느 날, 스승님께서는 해인사로 향하셨습니다. 혜암큰스님이 주신 '부모미생전 본래면목' 화두에 대한 답을 편지를 보내시고 나서, 어른 스님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버스 운전을 마친 늦은 밤, 막차를 타고, 또 차가 끊어진 곳부터는 밤새도록 걸어서... 그렇게 해인사로 가셨습니다. 해인사 입구 땅바닥에서 절을 하시며, 간절히 원력을 세우셨던 그 자리... 그곳을 스승님과 함께 가보았습니다. 그런데...놀랍게도 그 때의 그 고목나무가 아직도 그곳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고목나무 위에는 새롭게 싹이 올라와 생명을 키워가고 있었습니다. 모두 그 나무 아래서, 새롭게 올라온 생명을 오래도록 올려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