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이야기/채식과 자비심
2006. 8. 8.
양들은 침묵하지 않는다
출가하기 전에, 어느날 책장에 꽂혀 있던 책을 무심코 꺼내서 읽은 일이 있었다. 그 책은 아버지가 보시던 '능엄경'이었다. 그 당시 나에게는 어려운 책이어서, 부분만 읽었는데, 읽은 부분이 바로 계행에 대한 것이었다. "청정한 비구와 보살들이 길을 다닐 적에 산 풀도 밟지 않거든 더구나 손으로 뽑는 것이겠느냐? 어찌 크게 자비로운 자가 중생의 피와 고기를 취하여 배부르게 먹으리요? 아난아! 동방의 비단이나 명주와 이 땅의 가죽 신이나 털옷과 우유나 그것으로 가공한 것 등을 먹거나 입지 아니하면 이러한 비구는 참답고 올바른 불자로서 묵은 빚을 갚고 삼계에 갇히지 않으리니..." 이 부분을 읽었을 때, 머리가 쭈뼛 서면서 무엇인가 마음에 깊이 와닿는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난 그 날 이후로, 이제는 고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