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에서 | Posted by 보리심의 승가 홍서원 보리심의 새싹 2007. 10. 20. 15:35

지리산 가을 소식 (유기농배추 자비농법)

지리산 자락인 이곳은, 이제 아침 저녁으로 제법 쌀쌀해졌다.
하지만 마당 가득 심어놓은 금잔화와 코스모스가 활짝 피어,
이 꽃들을 찾아 여기저기서 벌과 나비들이 날아들고 있다.
태풍에 여기저기 쓰러진 모습이 다소 너저분하게 보이는 것을 감수하면서도,
이렇듯 무성하게 꽃들을 많이 키워둔 이유는... 벌과 나비들에게 마음껏 보시하기 위해서이다.
이름모를 아름다운 나비들과 꽃벌, 호박벌, 벌새들이 날아드는 가을이 되면, 우리의 마음도 덩달아 넉넉해지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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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말에 찾아온 개구장이 부처님들과 함께 꽃앞에서...>


올해도 작년처럼, 조그마한 텃밭에 배추농사를 짓게 되었다.
물론 작년처럼, 벌레용 텃밭 또한 만들었는데, 올해는 벌레용 텃밭에 배추 일곱포기를 심게 되었다. 벌레가 발견되면, 진언을 해주면서, 조심스레 벌레용 텃밭으로 옮겨주는 일과가 시작된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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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레용 텃밭의 모습>

처음에는 하루에 스무마리 이상 발견되는 날도 있고 해서, 과연 일곱 개의 배추로 견뎌낼 수 있을까 내심 걱정이 되기도 했었다.  배추벌레들의 식성이 너무 왕성하면, 벌레용 텃밭을 좀 더 확장하려는 마음을 먹고, 아침마다 잠을 깨워 미안한 마음으로 조심스레 옮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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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법 살이 오른 배추벌레...^^>

그러나 우리의 염려와는 달리, 정말 신기하게도... 그 많은 벌레들이 배추속잎은 절대 파먹지 않으면서, 아주 얌전하게 바깥잎부터 먹어들어오기 시작했다.  처음에 100포기를 심었으니, 100에 일곱포기만 보시를 하면, 벌레를 죽이지 않고 방생하면서, 나도 살고 벌레도 사는 일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오대산 노스님의 인과이야기(속편)'을 보면, 불자로서 농사짓는 분이 있는데, 차마 농약으로 살생을 할 수 없어, 농약대신 '천수대비주(신묘장구대다라니)'를 49번 독송한 물을 살포하는 분의 이야기가 나온다. 이 바쁜 세월에, 무슨 꿈같은 이야기냐고 할지 모르지만...벌레와 입장을 바꾸어 생각하면, 그리 간단하게 농약을 쳐서 죽일 수는 없는 것이다. 최소한, 농약을 뿌릴 수 밖에 없는 경우라도, 적어도 3일 전에, 벌레들에게 미리 알려주어야 하고, 농약을 살포할 때도 부처님의 명호나 진언을 지극정성으로 해야만 한다.

우리가 부처님의 자비로운 마음을 닮아가기 위해, 지극하고 간절하게 마음을 내면...
아주 작은 미물이라도 반드시 서로 마음이 통하게 되어있다.
다만, 우리의 정성이 부족하고, 간절함이 부족해서이지... 파리라고 해서..모기라고 해서..개미나 바퀴벌레, 그 어떤 존재도 죽어서 마땅한 목숨은 단 하나도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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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과부좌하고 참선을 하고 있는 모습>


저 토실토실하게 살이 오르고 있는 배추벌레와...
저 진지하고 진지한 눈망울의 아이들이...
위대하신 부처님과 동등한 불성을 가지고 있다니...

따가운 가을 햇살아래, 생명에 대한 소중함이 더욱 익어가는 가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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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혜원 2007.10.20 20:41

    삼보에 귀의하옵고_()_
    어느곳이 길이고 꽃밭인지 구분되지 않던 홍서원은 그야말로 한송이 꽃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들꽃밭을 지나오면서 들리던 아이들은 쑥스러운 웃음과 동동대는 모습들이었지만 스님들과 참선하는 모습이 꽤 잘 어울립니다. ^^ '인과 이야기'를 읽으면서 채식에 대한 생각을 더 견고히 할 수 있었으며 실천하는데 있어 많은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범수 2007.10.23 19:19

    지금까지 가본 절중에서 제일 작은 절이었다.하지만 그곳에 계신스님들은 정말 엄마같이 마음이 따뜻했다.스님! 관세음보살상 주셔서 감사합니다.^^

  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범수 2007.10.23 19:25

    안녕하세요^^
    정봉스님, 천진스님, 현현스님
    처음뵈었지만 너무 잘해주셔서 편안하게 잘 놀다온것 같아요
    또 좋은말과 좋은 생활습관들 가르쳐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다음에도 또 한번 놀러갈께요^^

  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보은 2007.10.23 19:25

    안녕하세요^^
    정봉스님, 천진스님, 현현스님
    처음뵈었지만 너무 잘해주셔서 편안하게 잘 놀다온것 같아요
    또 좋은말과 좋은 생활습관들 가르쳐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다음에도 또 한번 놀러갈께요^^

  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진맘 2007.10.27 22:44

    사진으로나마 현현스님,천진스님 뵙네요~
    언제 진짜로 뵐런지...끙;;
    정말 스님들의 마음을 따라갈수가 없네요.
    어찌 벌레들은 일일이 다 옮기셨는지...
    저같으면 귀찮고,징그러워서 엄두도 못냈을텐데요.
    전 곤충,회충종류가 제일 싫은걸요..ㅡㅡ;;
    그래도 하진이때문에 어쩔수 없이 죽일수 밖에 없을땐 진언을 하곤 합니다만...
    진언한다고 그 죄가 다 씻어지나요..ㅡㅡ;;
    속쇠에 살고있는한 아무래도 힘들지 싶습니다.
    배추를보니....예전에 제가 갔을때 만들어주신 겉저리가 생각나네요.ㅋ
    어찌나 맛있게 먹었던지....짜장면도 생각나요..>.<;;
    언제쯤 다시 홍서원을 찾을런지 아웅...ㅜ.ㅠ
    하진이가 좀더 커야 가지 싶네요.
    다시 뵐때까지 정봉스님,천진스님,현현스님 건강하시길 ...^^

  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07.11.01 08:46

    비밀댓글입니다

  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관음성 2007.11.05 19:24

    스님~안녕하세요
    너무도 오랜만에 연락드려 누군지 모르셨지요?
    늘 스님들 뵙구 싶구 궁금했는데 왜 선뜩 연락을 못드렸는지....
    지난날 잠깐이지만 천진스님 현현스님과 나름대로 마음다져가며 열심히 기도하며
    즐겁고 행복하게

  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관음성 2007.11.05 19:54

    어머~~스님 이를 어째요 마우스를 잘못건드려 그만 글이 완성도 않되구 올려졌네요
    어떤 계기였든지 스님들과 큰절에서 지낸 그때가 제게 있어선 그동안 살아온 세월중에
    젤로 좋았던것 같아요~~
    물론 스님들께서 많이 도와 주셨지만 신심을 내서 열심히 기도해보긴 처음이였던거
    같아요~
    연락은 못드렸지만 늘 마음속엔 스님들 남아있기에 그래도 종종 다른 스님들
    통해 소식은 전해 들었어요
    스님들 건강은 하신지요?
    사진으로 나마 모습을 뵈니 넘 반갑구 좋아요
    이젠 홈피도 알고 연락처도 알구있으니까 궁금하면 들러야 겠어요~~
    스님들 열심히 사시는 모습 생각하면 저도 마음가짐을 다져 봅니다
    늘 건강하시구요 ~~
    일이 있어 오늘은 이만들어 가야겠어요

    관음성 합장

    •  댓글주소  수정/삭제 BlogIcon 보리심의 새싹 2007.11.05 20:23

      보살님 참 오랜만입니다.^^
      보리심의 새싹 홈피에서 이렇게 만나뵈니,
      너무 너무 반갑습니다.

      지난번에 전화가 왔을때,
      전화번호를 알아놓을걸 하고 아쉬웠는데,
      다행히 이렇게 댓글을 보니 너무 마음이 기쁨니다.
      착하고 고운마음과
      항상 부지런하고 알뜰한 보살님을 생각하며,
      저희들도 열심히 수행 하고 있습니다.
      언제나 행복하시고,
      모든 슬픔일랑 가을바람에 모두 흩날려 버리세요....

      또 연락 주세요^^

      <보리심의 새싹> 정봉 천진 현현 _()_

  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권향화 2007.11.13 14:00

    안녕하세요
    반가워요
    사진을 보니 잊혀버릴뻔 했던 얼굴이 다시 생각나네요
    날씨가 춥죠
    마니마니 보고 싶어요

    •  댓글주소  수정/삭제 BlogIcon 보리심의 새싹 2007.11.14 05:24

      오랜만에 댓글을 보니...
      향화를 보는것 같아서,
      마음이 짠~ ...그리고 보고싶구나...
      향화야...마음 단단히 묵어래이...!
      너가 어떤 상황에서도
      너의 진정한 본 마음을 놓치지 말고
      굳건한 의지력으로 지혜롭게 헤쳐 나가야 해...
      전에 내가 너에게 간절히 이야기 했제?
      슬픈 이세상에서 지혜로운 자는 연극을 잘 한다고...
      향화야 ...~ 연극잘 하고 , 슬퍼하지말거래이...
      반드시 본래의 착하고 순수한 향화를 찾을거야...
      날씨추운데 감기조심하고 건강하거라...

      지리산에서 너를 사랑하는 스님들이..,

  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시창 2007.12.28 20:44

    몸소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시는 스님들을 뵈니 부끄럽습니다. 더욱 정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