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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에서

선감, 익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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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웃에 사는 조씨 할아버지, 할머니>


오랜만에 외출을 하는데, 마을 입구에서 병원에 가신다는 조씨네 할머니, 할아버지를 만났다. 두 분을 화개 보건소까지 태워드리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올 해로 83, 86세인 두 분. 디카로 찍어서 보여드리니, "희한해.희한해!"를 연발하신다.

스님께서 10년 가까이 이웃으로 사시다보니, 이제는 두 노인분께서도 제법 불법에 가까워지셨다. 할머니는 멀리서 뵈도 합장을 다 하시고, 할아버지는 며느리 몰래, 맛있는 것이 있으면 꼭 가져다 주신다.

그래도, "나무아미타불" 따라해보라는 스님말씀에는, 아직은 쉽게 따라하시지 못하는 분들이다.

일전에 할아버지께서, 당신 죽으면 아들들이 제사 잘 못지내줄까봐 걱정하는 소리를 하셨다. 그 때, 스님께서 할아버지 맘 편하게 해주실려고,

"할아버지, 걱정 마이소. 내가 아들들 제사 잘 지내주는지 아닌지 지켜볼테니까, 걱정안하셔도 됩니다."

하니, 그 다음 이어지는 대답이 걸작이었다.

"선 감, 익은 감, 어떤게 먼저 떨어질지, 누가 알아?"

스님이 먼저 갈지, 할아버지가 먼저 갈지 모른다는 말이다. 앞니가 모조리 다 빠져서 겨우 말씀하시는 낼모레 90을 내다보는 할아버지의 말씀이다.
스님께서 웃으시면서, 한 수 더 보태서, 묘자리는 봐 두셨냐고 물어보니, 아예 못들은 척 먼 산을 보신다.

수행에 진정으로 입문한다는 것은,
삶에 대한 무상함, 죽음에 대한 진실된 대면에서 시작된다.
비단 조씨네 할아버지 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죽음을 먼 훗날, 남의 일인것 처럼 받아들이고 산다.

그러나 죽음을 맞이하게 될 모든 이들은,
철저히 깨어있는 의식으로 죽음과 대면하고,
부처님 가르침을 통한 수행으로 생사를 요달하여,
영원한 대자유인의 열반락을 누려야 할 것이다.


오늘은, 죽음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플래시를 소개하고자 한다.
동국대에 재학중인 대연스님이 만든 것이다.
이 플래시를 지도해 주신 동국대 김성철 교수님과
이 좋은 플래시를 만든 대연스님께 감사의 말을 전한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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