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이야기 /2014년 | Posted by 보리심의 승가 홍서원 보리심의 새싹 2015.06.06 06:06

나를 괴롭히는 직장 상사는 환영이다

대만 진선생님의 도예 작업실에 다녀오는 길에,

늦은 저녁시간 막내 효유의 단짝 친구 미연(美娟)보살님을 만나러 갔다.

사실 이 친구는 자제공덕회에서 운영하는 병원에서, 의사들이 좀 더 환자들을 자비심으로 잘 돌볼 수 있도록

의사들을 여러가지로 지원해주는 비서역할을 하고 있었다.

퇴근 후 늦은 시간에 Wulai  집으로 오라고 하기엔 너무 힘들어할 것 같아서,

우리가 밤 늦게 들어가더라도 병원근처 시내에서 만나자고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늦은 밤 시내 한복판의 조그만 패스트푸드점, 작은 테이블에 모여 앉아서 이 친구의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다.

 

 

 

 

미연 보살님은 누구나 그저 얼굴만 봐도 착한 사람임을 바로 알 수 있는... 그런 착한 친구였다.

삶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지만, 너무 착한 게 탈이라고...

어떤 상황에 부딪혀도 그저 자신이 더 잘하지 못하는 것을 탓하는 것이... 탈이라면 탈이였다.

자재병원에는 이 친구처럼 의사들을 지원해주는 비서들이 많이 있는데, 이 비서를 총괄하는 매니저가 있다.

모든 조직이 그러하듯, 매니저는 상부에 더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과도한 충성을 하기 마련이고,

그 밑에서 실제로 일하는 사람들은 그 과도한 충성이 스트레스로 다가오기 마련이다.

이 병원도 마찬가지의 상황... 이 친구는 자기 자신은 참을 수 있어도,

다른 동료들이 매니저로 인해 힘들어하니, 본인도 같이 힘든 상황이었다.

 

종교집단이 다른 조직과 다른 면이 또 한가지 있다면,

그곳에 몸 담고 일하는 사람들은, 불교적인 이념인  '선함' 자비로움' '보시' '인욕' '하심' '지족' 등을 이미 배웠기 때문에,

자신이 누군가와 갈등이 생길 때마다,  그 갈등 자체도 힘든데, 거기에 죄책감마저 들게 된 다는 것이다.

 

이 친구와 동료들도 이미 최선을 다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메니저와 갈등이 있을 때마다

'자제공덕회 큰 스님께서 모든 상황에서 지족(知足)하라고 하셨는데...'하면서,

불만을 갖는 스스로를 탓하면서 더욱 힘들어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스님께선 종이를 꺼내, 종이에다 그 매니저의 얼굴을 그려보라고 했다.

스님께서 시키신대로 얼굴을 그리자, 스님께서 자상하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지금 여기에 매니저도 없고, 이건 그림이니까...이 그림이 매니저라고 생각하고,

  그동안 속상했던 일, 이런 점을 고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점을 좀 말해보세요.

  자~그림 속의 매니저에게 '지금부터 한 마디도 대꾸하지 말고 내 말을 잘 들으세요'라고 하고 시작해보세요" 

 

잠시 망설이던 순진하고 순수한 효유 친구는, 정말로 진지하게 그림에다 대고 말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난 뒤, 스님께선 금강경의 사구게 중에 아는 것이 있는지 물어보셨다.

 

미연보살님은 바로 "일체유위법 여몽환포영 여로역여전 응작여시관" 이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스님께서 바로 물으셨다.

 

"부처님께서 모든 것이 환과 같다고 하셨는데, 왜 매니저는 환으로 보지 못하나요?"

 

"왜냐면...저희들에게 영향을 주잖아요...감정도 일어나고..."

 

"그것은 매니저를 완벽하게 환으로 보지 못하기 때문이예요.

 이 그림 속에 있는 매니저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잖아요. 한 마디 대꾸도 못하잖아요.

 부처님께서 이 세상이 실재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꿈과 같다고 말씀하셨는데,

 어째서 부처님의 말씀은 믿지 않고, 있다고 하는 것에 사로잡혀서 고통을 받고 있나요?"

 

"경전의 가르침을 들은 적은 있어도, 한 번도 그것을 일상에 적용해 볼 생각은 못 했어요..."

 

"얼마 지나지 않으면, 과학자들이 이 현상계를 공(空)으로 볼  수 있는 특수 렌즈를 발명할 거예요.

 그 특수 렌즈를 꼭 끼어야만 그때서야 이 현상계가 비어있임을 받아들이겠어요?

 어떤 아이가 태어났는데, 의사가 아무도 몰래 아이 눈에 빨간 색 렌즈를  씌웠어요.

 아이가 그것도 모르고 자라서 20살이 되었는데, 

 그 청년에게 하늘이 무슨 색이냐고 물으면 뭐라고 대답하겠어요?

 우리는 모두 오랜 세월동안 무지무명의 업보의 안경을 끼고 있기 때문에,

 현상계가 이렇게 존재한다고 착각하고 보는 거예요.

부처님께 이 세상은 어떻게 보이겠어요? 이 컵을 어떻게 보시겠어요?"

 

"컵이요..."

 

"틀렸어요. 부처님은 이 컵을 공(비어있음)으로 보세요. 이 현상계에 절대로 속지 않으세요."

 

스님께선 그 보살님에게 '다시는 속지 않는다'고 종이에 쓰라고 말씀하셨다.

보살님은 난생 처음 들어보는 법문에 어리둥절 하면서도 마음 한편이 가벼워진 듯,

병원에 돌아가면 고통받는 동료들에게 이 법문을 나눠주고 싶다고 하였다.

 

며칠 동안의 연이은 법문으로 많이 힘드실텐데도,

병원 출장일로 오늘밖에 시간이 없다는 미연보살님을 위해, 밤늦게까지 법문을 해주신 스님...

취침 시간을 넘긴 늦은 밤, 몸은 힘들었어도 돌아오는 우리의 발걸음은 너무나 가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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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BlogIcon 윤선올림 2015.06.06 06:33

    진짜 누구나 많이 고민하는 문제입니다 이런부분때문에 옛날 일할때 항상 힘들었었죠 그때 이법문을 알았었다면 견뎌낼수 있었을지,,,,,,지금 집안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적용시키기가 매번쉽지는 않지만 알고있다는 것은 알게 모르게 큰 위안을 줍니다 저희남편도 이 문제로 회사에서 힘들어하는데 들어보라고 권해봐야겠읍니다()()()

  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묘덕화 2015.06.06 10:02

    누군가에게 고문관으로 보인다는것은 참 힘든 일이죠.
    저도 돌아보게 됩니다.
    인과법을 꼭 새기고 제가 저지른말의 실수,언어의 폭력을 참회 합니다.
    "일체유위법 여몽환포영,여로역여전 응작여시관~~
    반대입장을 저는 보게 됩니다.
    저에게 그 분을 부처로 보여지도록 기도하고, 염불 합니다...
    저의 마음을 괴롭히는 그 분을 스승으로 보고 오늘까지 살아 왔습니다.
    마음 고통,몸의고통, 터널을 지나고 나면,,,빛이 보인다는 것을 조금 알게 됩니다.
    중생이기에 어디가나 고통을 주고 받으며 삽니다.
    그래서 세상살이가 나이먹을수록 조심스럽고,힘들어 지는것 같습니다.
    스님 법문처럼 부디"여몽환포영,여로역여전~~하면서 속히 지나가기를
    "이 또한 지나 가리라"~~속으로 되뇌이며,,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이 연약하고 어리석은 인간은
    무량수 무량광에 귀의 합니다.
    귀한 인연 감사 합니다
    묘덕화 합장

  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지혜 2015.06.06 14:45

    선한 모습의 미연보살님이 환하게 웃는 마지막 모습이 보는 사람에게 큰 행복감을 주네요^^
    큰스님이 오늘은 '심리치료'를 멋지게 해주셨네요^^*. 많은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될것같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오늘부터 연습장에 누군가의 얼굴을 그리지 않을런지...^^나와 모든 존재를 무량수, 무량광의 존재로 보게되면 모든 집착과 문제가 사라지고, 내 업장의 안경으로 사물을 보지말라는 말씀.
    저도 '관'에 동그라미를 치고 현상계를 공으로 인식하는 훈련을 충분히 하겠습니다.
    오로지 부처님이 하신 말씀만 듣고, 속지말고 살도록....
    업의 안경, 관..잘 인식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경호 2015.06.06 18:16

    조곤조곤 서로 통역 하시는 모습과 소박한 배경이 참 친근하게 느껴지네요 ~~
    미연 보살님 정말 참 선하게 생기셨습니다 ~~
    귀한 법문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_()_

  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BlogIcon 도원행 2015.06.06 19:46

    거룩한 삼보에 귀의합니다!
    양쪽에 통역하는 분들을 통하지만 결국 부처님가르침을 전해주시고 법을 이해하는 모습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법문 정리하셔서 편하게 보고 이해할수있도록 세분 스님들께서 애쓰시는 모습도 눈에 선합니다
    이로 인해 무한한 이익을 저희들이 누리니 다시 감사드릴뿐입니다!
    오직 무지무명으로 지었던 어리석음을 진실로 참회하오며 부처님 가르침따라 가겠습니다
    옴아훔!

  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BlogIcon 박수현 2015.06.06 23:09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이제는 다시는 이 현상계에 속지 않겠습니다. 제 미혹된 눈으로 보이는 세상은 아직 결점투성이오나 이제는 모든 존재가 무량수, 무량광 부처님으로 알고 믿고 따르며, 또한 제자신도 이미 원만구족한 부처임을 알도록 하겠습니다. 회사 워크샵으로 제주도를 갔다왔는데 너무나 아름다워 보이는 자연풍광들을 보면 서 눈으로 보이는 이 물질세계가 실재가 아니다라고 계속 머릿속으로 되내였습니다. 이제는 미혹된 제 꿈에서 깨어나기를 원하옵니다.

  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BlogIcon 대원행 2015.06.07 18:12

    지극한 마음으로 불.법.승 삼보에 귀의합니다

    •  댓글주소  수정/삭제 BlogIcon 도원행 2015.06.07 23:56

      옴아훔! 대원행 보살님 반갑습니다 작년 무문관 회향법회때와 마찬가지로 올 7,8 월 법회 때묘음화 보살님,묘광화 보살님, 묘관음보살님 등 여러 보살님과 더불어 점심 공양 담당하신다고 들었습니다 ^^ 많은 분들께서 스님 법문과 맛있는 유기농채식 공양으로 기뻐할 것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신납니다
      대원행 보살님을 비롯한 공양간 보살님들의 공덕을 찬탄합니다 그리고 여기 홈피도 풍성하게 해주실 것을 믿습니다! 보살님 화이팅!
      그리고 법장거사님께서도 이제 묵언수행을 원만히 회향하시고 말씀해주시길 청합니다 ^^
      옴아훔

  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현오 2017.06.11 15:59

    거룩하고 위대하신 불 법 승 삼보에 귀의합니다.
    법문을 전해 주신 스승님과 홍서원 스님들께 감사합니다.
    다시 봐도 감동의 법문입니다. 때로 잊고 지내는 사실. 현상계 존재하는 모든 것이 환이라는 것을 깨달으면 현상에 끄달릴 것도 없는데 자신이 만든 올가미에 갇혀 허덕이며 사는 삶. 찰나 찰나 놓치는 것. 잊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속지않도록 정신을 가다듬겠습니다.
    옴 아 훔
    현오 합장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