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로 성지순례를 가기 전,
늘 그러시듯 스님께선 선지식을 친견하면 좋겠다고 하셨다.
하루는 치앙마이 구 시가지 안의 몇몇 사원을 순례하던 중,
가장 유서 깊은 사원인 '왓 프라씽' 사원에 들르게 되었다.
왓 프라씽 사원의 대법당 부처님을 참배한 후,
뒤에 있는 작은 법당으로 들어갔다.
이곳은 수계를 하는 법당이었는데,
법당 입구에는 태국 큰 스님 네 분이 살아생전의 모습 그대로 밀랍으로 모셔져 있었다.
너무도 생생한 그 모습을 뵈니,
한 분 한 분의 법력이 그대로 전해져와 큰 감동이 밀려왔다.
스님께서도, "여기에 와서 선지식을 친견하게 되는구나"라고 하시며,
한 분 한 분에게서 지혜와 자비로움이 느껴지신다고 참 좋아하셨다.
그리고 한 분 한 분 같이 사진을 찍어달라고 특별히 주문하셨다.
<수계법당 외부의 모습>
현상계와 마음이 둘이 아니기에,
우리 개개인의 형상은 있는 그대로 자신의 마음 상태를 담아낸다.
비록 어른 스님들의 밀랍된 모습이었지만,
그 형상에서 느껴지는 것은 형상 너머의 그 무엇이었다.
매일매일 스승님의 모습을 뵈면서 느껴졌던 그 무엇이,
이 곳 어른 스님의 모습에서도 느껴졌다는 것만으로도...
참 환희로운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