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이야기/채식과 자비심 | Posted by 보리심의 승가 홍서원 보리심의 새싹 2006. 7. 29. 17:13

사과와 젖소가 다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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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하는 사람들이 회식자리에서, 남들은 고기 구워먹고 있을 때 혼자서 묵묵히 상추에 밥만 싸먹고 있으면...꼭 이렇게 쏘아 붙이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야, 상추는 생명 아니냐?"

얼마전, '아직도 우유먹니'라는 글에서 젖소의 생애에 대해서 썼더니, 어떤 친구가 자신의 블로그에 이렇게 써놓았다.(젖소라는 단어를 사과로 바꾸어서)
"사과나무에서 열리는 사과는 인간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종족을 번식시키기 위해서다.농장에서는 더 많은 사과를 뽑아내기 위해 사과꽃을 매년 인공수분으로 수정시키고, 사과가 크게 맺히도록 멀쩡한 어린 열매들을 솎아내면서.. (후략) 사과도 젖소 못지 않게 불쌍하다."

불교 교리상으로 이야기하면 존재는 무정물과 유정물로 나뉘어져 있다고 한다. 그래서 바위를 한대 치는 것과 동물을 학대하는 것은 업의 과보면에서 차이가 있다고 한다. 그러나 무정물에게 의식이 없다고 해서 그것을 마구 다루어서는 안되는 이유는 바로 무정물에 의지해서 사는 수많은 생명체때문이라고 가르치고 있다.

그러나 교리 이전에 우리 마음에서는 그 차이점을 분명히 아는 자가 있다. 만일 자신의 아이가 사과를 반쪽으로 가르면서 맛있게 먹고 있는 장면과 사과 대신에, 살아있는 젖소를 반으로 갈라서 그 살점을 먹고 있는 장면이 있다면... 두 장면이 모두다 부모에게 사랑스럽게 느껴질까? 만일 자신의 아이가 꽃을 꺾어 들고와서 '이쁘지?'라고 묻는 상황과 돼지의 꼬리를 칼로 끊어와서 '이쁘지?'라고 묻는 상황이 같다고 주장한다면... 굳이 그런 사람에게 더 이상의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다.

채식을 실천하려고 했던 많은 사람들중에서, 끝까지 자신의 신념을 바꾸지 않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동물 도살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보았기 때문이다. 티벳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가 70이 넘은 나이에, 채식을 선언하게 된 것도, 우리의 육식문화가 정도를 넘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나는 채식을 시작했습니다. 오늘날, 젊은이들은 스스로의 발전과 마음의 평화를 얻기 위해 이 원칙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마하카루나, 모든 중생에 대한 무한한 자비의 가르침은우리에게 사랑과 자비의 마음으로 살아있는 모든 중생을 대하고 이를 널리 알리도록 분명하게 권고하고 있습니다. (2005년 4월 5일, 대중법회에서)"

나는 스님이 되기 전에 채식을 하면서, 많은 사람에게 공격을 당했던 경험이 있다. 그러나 출가한 이후로 식당에서 김밥을 시킬때, "계란, 오뎅, 맛살, 햄...빼고 주세요."라고 말을 해도 사실, 식당 주인들은 이해를 해준다. 오히려 한국 정서상, 고기를 시키는 중들을 욕할 수는 있어도, 채식을 하려는 스님을 이해못하는 사람은 거의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 경험에 비추어 봐도, 일반 채식인이 받아들여지기에는 아직도 힘든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스님이 아닌 사람들이 채식을 선택하고, 실천하고 있다면 참으로 많은 격려를 해주고 싶다.  

비록, 미국의 야만적인 문화를 위대한 유산인양 뒤쫓아가는 것이 지금의 한국 정서일지라도, 곳곳에서 채식인들이 꿋꿋하게 실천하고 있는 이상!  언젠가... 채식이 우리의 몸을 건강하게 해주고, 우리의 정신세계를 풍요롭고 순수하게 이끌어갈 수 있는 기본바탕임을... 이해하게 될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채식은 유별난 결정이 아니다. 오히려 한국의 육식문화와 보신문화가 참으로 유별나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세계의 유명채식인을 만나보는 기회가 있었으면 한다. 채식이 유별난 사람의 유별난 결정이 아니라는 의미에서...
과도한 육식문화가 서양의 전부가 아니라는 의미에서...

세계의 유명한 채식인
세계의 유명한 채식인(사진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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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BlogIcon 선혜 2006.07.30 10:37

    어제 잠깐 외출을 했는데,...
    점심때가 되어 뭔가를 먹어야 했습니다...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모든 음식들이 고기와 생선 우유로 대부분 만들어 진다는 것을...
    30분 동안 식당가를 돌다가.. 결국 점심을 먹지 못했습니다....
    스님 말씀을 듣고보니, 그럴 땐 김밥이 좋겠네요...
    햄, 맛살, 등등 뺴고 먹으면 참 좋을 듯 싶은데,
    되도록이면 밖에서는 밥을 먹는 일이 없도록 해야겠어요...

  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권준형 2006.07.31 08:52

    채식만 하는 사람이 그렇게 많을 줄은 몰랐어요

  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지현 2006.07.31 09:00

    아기가 젖소를 반으로 잘라서 살점을 먹고있는 장면을 읽을때 채식과 육식이 좀 다른것 같았다고 생각이 드네요.
    잘 읽었습니다.

  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지웅 2006.07.31 09:03

    저는 채식도 먹고 육식도 먹는데
    앞으로 채식도, 싫어하는것도 편식안하겠습니다.

  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서현 2006.07.31 10:04

    이제 생명체를 마구 죽이는 그런일이 없도록 해야겠네요.

  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청경 2006.08.03 20:40

    우리가 채식을 하는 이유는 자비심때문입니다.
    육식을 하면 반드시 동물을 죽이는데, 이 때 죽임을 당하는 동물은 엄청난 고통을 받습니다.
    식물도 고통을 느낄수도 있겠지만, 거의 느끼지 못한다고 봐야 하겠죠.
    바늘로 동물을 찌르면, 아파서 움직이지만, 식물은 그러지 않죠.
    동물은 가만히 정지된 상태에서 계속 있으면 고통을 느낍니다(그래서 우리는 1시간도 가만히 서 있거나, 앉아있지 못하죠) 반면에, 식물은 땅에 뿌리를 박고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식물은 자극에 대한 통증이 거의 없다고 봐야 합니다.

  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BlogIcon 택견꾼 2006.08.14 01:14

    청경님의 추천을 받아 이 글을 읽게 되었습니다 ^^
    그간 몰랐던 불교의 교리들을 읽고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
    저는 불교신자가 아니지만 참으로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 주는 글이군요 ^^

    음... 제가 평소에 가지고 있던 생각과 조금 다른 것은
    바위를 쳐서는 안 되는 이유가 그 위에 살고 있는 수많은 생물들 때문이다
    라는 것인데요
    어차피 사람은 살아가면서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 많은 생물을 해하면서 갈아갑니다
    자면서 벌레들을 눌러 죽일 수도 있고,
    산길을 걸어가면서 개미집을 잘못 밟아서 죽이는 경우도 있겠지요

    요가에서는 절대신인 브라만(불교에서는 범천이라고 하던가요?) 과 모든 생물은 똑같은 거리를 두고 있다고 배운 것 같습니다
    내가 소중한 것처럼 다른 동물과 식물들도 소중하다는 얘기 같던데... 쿨럭 --;
    (제 배움이 미천해서 사실 잘 모릅니다 ^^
    그저 제가 살아가는 방식에 부합되는 부분만 아전인수격으로 쓰는 것이죠 ^^)

    저는 바위를 때리려고 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안 좋다고 생각합니다 ^^
    물론 때려서 그곳에 있는 수많은 생물을 해하는 것은 더 안 좋겠죠 ^^
    바위를 설사 때리게 되더라도 자비로운 마음으로 행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 결론이라면 결론이겠네요 ^^

    아아... 말은 하면서도 몸이 따라가지 않는 것이 슬플 뿐입니다 쿨럭 --;
    왜 이렇게 속세에서는 공부를 방해하는 것이 많은지... ^^
    다 제 근기가 약하기 때문이죠 뭐 흐흐흐 ^^

    청경님 행복한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

    •  댓글주소  수정/삭제 BlogIcon 천진 2006.08.14 07:32

      예전에 어떤 스님이 동자승을 시켜서 상추를 따오게 했는데, 동자승이 한참을 오지 않더래요. 그래서 밭에 가보았더니, 동자승이 상추를 손에 들고 울면서 하는 말이 "스님, 상추한테서 하얀 피가 나요." 하더랍니다. 그 동자승은 훗날 많은 중생에게 이익이 되는 큰 스님이 되셨다고 합니다.

      모든 존재에 대한 자비심과 연민심은 수행자에게 참으로 중요한 것입니다. 동물, 식물을 막론하고 생명이라는 것은 고귀한 것이지요. 그래서 택견꾼님의 말대로 우리 마음의 동기는 참으로 중요한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야 할 것이 있습니다. 만일, 모든 존재에 대한 자비심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한 분이라면... 그 다음은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하나 실천해 가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어떤 수행자가 도살당하는 동물에 대한 연민심과 도살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들에 대한 연민심으로 채식을 실천한다면...이것은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세상이 어쩔 수 없이 서로 죽고 죽이는 세상이라고 해서, 자신이 실천 가능한 부분을 애써 돌아보지 않는 것은...자신이 감당할 수 있고, 키워나갈 수 있는 자비심을 돌보지 않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예전부터 수행자들은 길을 갈때도 개미나 벌레들을 밟을까봐 조심해서 걸었고, 아무 풀이나 함부로 뽑지 않았고, 하수구의 벌레들이 죽을까봐 뜨거운 물도 식혀서 버렸고, 간단한 나물 반찬으로 소박하게 먹고 수행에 정진했습니다.

      우리 자신과 이 세상을 맑힐 수 있는 것은, 이러한 모든 존재에 대한 자비심과 그 자비심에서 발현된 크고 작은 실천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택견꾼님과 같이 출가를 하지 않고 세상에서 수행하시는 분들이... 더욱더 치열한 고민과 실천을 통해 이 세상을 아름답게 바꾸어 나갈수 있는 분들이라 믿고 있습니다. 수많은 모순 속에서 참된 진리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것은 수많은 사람에게 용기와 희망을 줄 수 있는 등불이 될 수 있습니다. 힘내세요. 화이팅!^^

    •  댓글주소  수정/삭제 BlogIcon 정봉 2006.08.14 13:15

      택견꾼님 그리고 청경스님께서 서로 의견을 교환하니 참 보기가 좋군요..우리가 이런 좋은 이야기를 서로 나누는 것은 결국 모든존재가 생사 없는 도리를 깨닫기 위한 수행과정의 이야기들이죠...생사가 없는 도리를!.....그리고 영원히 대 자유인의 삶을 영위하는것......흠...결국은 마음의 평화가 찾아 온다면 다른 존재의 행복과 자비평화를 위해서 서로가 자기 분수따리 노력을 하는 것이죠...그렇게 자꾸자꾸 의식의 차원이 높아지면 결국 먹는 행위가 사라지게 되죠....먹는 행위가 사라질때까지 우리는 스스로의 계행에 대하여 자랑할것이 아니라 자꾸자꾸 향상으로 나아가야지요...그래서 모든 살아있는 것들의 몸을 취하는 행위가 끝났을때 그것을 적멸을 얻었다 하고 열반을 얻었다 합니다..거룩한 마음을 가지신 분들이시여...우리가 완전한 깨달음을 얻어 영원히 생사를 요달해서 대 자유인이 될때까지 우리 모두 함깨 서로 격려하고 나아갑시다.. 귀의불 귀의법.귀의승,

  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jjl 2007.03.17 09:47

    저는 얼마전 부터 채식을 시작한 사람인데요.채식하는 친구들을 사귀고 싶어서 검색창에 채식하는 사람이라고 쓰고 검색해서 여기에 들어오게 됐어요.뜻밖에도 좋은 글을 잘 읽었으니 정말 고맙습니다.불교도 좋아합니다.같은 뜻을 가진사람들과 친구가 되였으면 좋겠습니다.yahoo메일 lanlan6352@

    •  댓글주소  수정/삭제 BlogIcon 보리심의 새싹 2007.03.17 11:10

      네^^ 매우 반갑습니다.
      채식도 시작하시고, 또 불교도 좋와 하시고.....
      저희 보리심의 새싹 에서는 바로 <jjl>과 같은 분을 환영합니다.
      함께 수행해 가는 도반친구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언제나 행복하고 즐겁고 신나고 멋지게 삶을 살아가시는데
      서로 도움이 되기를 바래요^^
      <보리심의 새싹> 정봉 천진 현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