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의 대만 사원인 태불사를 참배하고 채식식당 아노따이에서 늦은 점심을 먹은 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지상철(BTS) 칫롬(Chit Lom) 역에 잠시 들렸다.
칫롬역에 내려서 4번 출구로 나오면 백화점 머큐리 빌(Mercury Ville)로 바로 이어지는데,
이 백화점 4층에 우유, 계란, 버터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비건 빵집 "VEGANERIE"(비거너리)가 있다.
(Vegan 비건은 유제품과 계란 등의 동물성 식품을 일체 금하는 엄격한 채식이다.)
<비거너리 모습, 100% 비건, 무유제품, 무계란, 저지방 이라고 쓰여있다>
속가 모친인 수정현 보살님의 칠순 생신을 위해,
현현 스님이 아이디어를 내서 하루 전 비건 케잌을 몰래 주문해두었다.
속가에 있을 때 보살님 생신 기념으로 케잌 사드린 적이 있냐고 현현 스님이 물어봐서 생각해보니...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던 것 같았다. ^^;
수정현 보살님 눈치채지 못하도록
잠시 맡긴 물건을 찾으러 간다고 말씀드리고, 동생 종욱 처사와 함께 비거너리로 향했다.
<채식 축제 기간이라 "재"깃발이 걸려 있다>
이국땅에서 어렵게 공수한 비건 케잌을 들고 숙소로 향하려하니...
수정현 보살님이 포장된 케잌을 보면서 자꾸 예쁘게 생겼다고 뭐냐고 물으시기 시작한다.
당황한 종욱처사가 "빵이에요~빵!"이라고 얼버무리면서 얼른 보살님의 집요한 궁금증을 종식시켰다.
숙소에 도착해서 준비한 유기농 과일 음료와 함께 케잌을 선보이려 하니,
30도 넘나드는 날씨에, 구입당시 그렇게도 아름다웠던 바나나 쵸코케잌은 한 쪽 구석이 축 늘어져있었다.
비록 케잌 모양은 더위를 좀 먹었어도, 다행히 맛은 정말 좋았다.
<쵸코 바나나 케잌과 공양받은 채식 쿠키>
예전에 칫롬에 있는 유기농 매장 레몬팜을 찾아갈 때, 늘 이 백화점을 통과해서 가곤 했다.
하루는 스님께서 "너희들이 몰라서 그렇지, 여기에도 분명히 채식 파는 가게가 있을 꺼야."라고 말씀하셨는데,
이번 태국 성지순례를 계획하면서 검색해보니, 늘 적중하셨던 스님의 직감대로...
머큐리 빌 백화점에는 비거너리 뿐만 아니라, "SOYA SOYUM"이라는 유기농 두유가게도 3층에 있었다. ^^;
쏘야 쏘윰은 유제품에 알레르기가 있는 딸을 가진 부부가 운영하는 가게인데,
두유와 두유 쉐이크 등을 파는 곳이다.
<쏘야 쏘윰 가게 모습과 씨암파라곤 백화점 고메에서 판매되고 있는 두유모습>
채식식당이나 유기농 가게를 찾아갈 때마다 느낀 공통점은,
그곳에 일하는 사람들은 참 당당하고 착해보인다는 것이다.
그런데, 비거너리의 스텝들은 다른 어느 가게보다도 더 착하고 활력이 넘쳐 보였고
젊은 사람들의 패기와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케잌을 찾아가려하니 스님들도 비건이시냐고 물어봐서 우리가 그렇다고 하니,
비건 쿠키를 정성껏 네개의 봉지에 각각 담아 스님 모두에게 공양올리며 기뻐했다.
세상을 이익되게 하고 다른 생명을 소중히 생각하는 착한 사람들을,
먼 방콕에서 만나게 되니 더욱 반가웠다.
방콕 비건빵집 VEGANERIE (비거너리)
지상철(BTS) 칫롬(Chit Lom)역 4번 출구로 나오면 백화점 머큐리 빌(Mercury ViIle)로 연결된다.
머큐리 빌 4층에 위치. 매일 10시에서 9시 까지
각종 빵, 조각 케잌, 쿠키, 아이스크림, 음료, 간식을 판다.
<비거너리 채식축제기간 홍보물>
비거너리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VeganBakeryBangkok
비거너리 주인장 인터뷰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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