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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이야기 /2014년

우리는 이미 완벽한 선정 속에 있다

 

                                                     <진선생님 작업실의 오래된 다실>

                                                           <진선생님이 만든 다구>

 

 

 

대만의 저명한 도예가 陳九駱 선생님의 스튜디오에 방문하는 기회가 있었다.

때마침 진선생님의 작업실이 법고산 사찰과 멀지 않기 때문에,

법고산에서 常延스님과 果舫스님께서 스님을 친견하러 오시기로 했다.

상연스님께선 법사생활을 하시다가 법고산 큰스님의 특별 허가로 늦게 출가하셔서,

법고산에서 강사를 하고 계시는 분이다. (법고산은 35세 이하로 출가가 제한되어 있다.)

진선생님의 오래된 작은 다실에서 스님과 두 노비구니 스님과의 문답이 이어졌다.

 

과방 스님께서 먼저 물으셨다. "스님께선 어떤 방편으로 중생을 제도하십니까?"

 

스님께선 다음과 같이 대답하셨다.

 

"자기 성품을 보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자기 성품을 깨닫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자기 마음을 찾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바로 우리 마음이 부처의 마음과 똑 같으니까요.  다만 그 마음을 부처님과 같이 쓰는 것이 어렵죠.

부처님이 중생 꿈을 꾸고 있어요. 부처가 중생 꿈을 꾸는데 깨어날 생각을 안해요. 

하지만 꿈 꾸는데 무슨 문제가 있겠습니까? 언젠가 꿈 깨면 해결이 다 납니다. 꿈을 안 깨도 꿈 속입니다.

꿈 깨든 꿈 안깨든 이미 완전한 자유입니다. 꿈 속 일이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중생이 꿈 꾸는 것이 아니고 부처가 꿈꾸고 있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완전한 자유 속에서 꿈을 꾸고 있습니다.

무슨 수행과 방편이 필요하겠습니까? 완전한 진리 속에 있는데...

물 속에서 물고기가 물을 찾을 필요가 있을까요? 안 찾아도 물 속 입니다."

 

과방 스님께서 재차 물으셨다.

"어떻게 하면 오래동안 꿈을 꾸지않고 일찍 깨어날 수 있겠습니까?"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중생은 없고, 오직 부처가 중생 꿈을 꾸고 있습니다.

생멸문이 아닌, 부처가 되는 진여문으로 가면 됩니다.

부처님은 45년간 진실을 설하지 않고 방편을 설하시다가 마지막에 진실을 설하셨습니다.

물 속에 있는 물고기 보고 당신이 물 속에 있다고 꼭 말을 해줘야 물 속에 있는 겁니까?  

이미 지금 깨달음, 진리 속에 있는 것을 인정하십니까?

이미 물 속에 있는 것을 인정하십니까?

부처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신 것을 믿습니까?

중생과 부처와 마음이 하나임을 아십니까?

그렇다면 깨달음을 얻지 못해도 깨달음 속에 있다는 것을 아시겠습니까?

 

상연 스님께서 이렇게 대답하셨다.

"그렇다는 이해는 있을 수 있어도 그렇게 살지는 못합니다."

 

스님께서 더욱 확고한 어조로 말씀하셨다.

 

"물 속에서 물고기가 거꾸로 헤엄치든 울면서 헤엄치든 물 속 아닙니까?

노 프라블럼! 꿈이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꿈 속에서 죽었다고 가정했을 때, 그 것은 실제로 죽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부처가 중생 꿈 꾸고 있는데 무엇이 문제입니까?

그 믿음이 깨달음을 줍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는데 왜 믿지 못합니까!

제법종본래 상자적멸상 불자행도이 내세득작불!  본래부터 부처인데, 뭐가 문제 입니까?

깨달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아는 것이 깨달음입니다.

꼭 물 속에서 물을 찾아야만 하겠습니까?

답답한 이 마음이 바로 부처입니다. 답답해도 괜찮습니다.

답답하지 않으면 누가 깨닫겠습니까? 답답함 자체가 깨달음의 현현입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상연스님이 말씀하셨다. "번뇌 즉 보리네요"

 

"믿는 그 마음이 무량한 공덕을 가지고 있습니다.

참으로 부처님을 믿는다면 무슨 걱정이 있습니까?

불법승 삼보가 이 우주에서 가장 위대한 보배인데, 뭐가 문제가 되서 걱정을 하겠습니까?

모든 이가 삼보를 믿고 깨닫는데, 이미 승보인데 무슨 문제가 있습니까?

반드시 성불할 것이다. 이미 부처라고 부처님께서 선언하셨는데, 그 믿음을 어디에다 버리셨습니까?

 

법화경에서 이미 설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서 사바세계에 출현하신 것은 모든 이를 깨닫게 해주려고 오신 것이 아닙니다.

부처님은 모든 존재를 다 깨닫게 해줄 수 있는 능력이 있으신데도, 당장에 다 깨닫게 해주시지는 않으셨습니다.

 왜 일까요?

이미 모든 존재가 깨달음 상태에 있고, 붓다가 중생 꿈 꾸고 있는 것을 아시기 때문에,

대자비로 기다려 주신 것입니다.

반드시 꿈 깰 것을 아시기 때문에 인연만 심어주고 가신 것입니다.

시절 인연이 도래하면 누구나 부처가 될 것임을 아셨기 때문에 아무도 경멸하지 않으셨습니다.

모든 존재가 이미 붓다인 것을 아셨기때문에 그 평등성의 지혜 때문에 가장 먼저 성불하셨습니다.

모든 존재가 부처인 것에 대한 평등성!

깨달음을 얻으려면 가장 먼저 어떤 지혜가 와야 되는지 잘 아실 것입니다.

평등성의 지혜는 불이의 지혜!

평등성의 지혜는 반야의 지혜!

평등성의 지혜는 공성의 지혜!

모든 존재가 이미 하나인 것을 아는 지혜입니다.

일심! 일심이라는 말 속에는 이미 부처라는 의미가 들어있습니다.

 

단 한 발자국도 떼지말고 이미 완전한 존재인 것을 자각해야 합니다.

지금 당장 깨달음을 얻기위해 조금도 노력해서는 안됩니다.

우리의 참된 성품에 조금이라도 더하거나 보태거나 해서는 안됩니다.

이미 완전함을 갖추고 있는데 무엇을 더 보태고 빼겠습니까?

모든 노력은 에고의 헛된 망상입니다.

모든 노력은 자기 상, 에고만 키우는 것입니다.

수행하겠다고 달려들면 이미 중생세계로 떨어집니다. 보태면 죄악입니다.

이미 다 아시는 것... 제가 상기시켜드려서 죄송합니다."

 

상연스님이 솔직하게 물으셨다.

"사람들 때문에 화가 날때 어떻게 평등심을 유지할 수 있겠습니까?"

 

"화나는 것이 완전하게 평등심입니다.

평등심 외에 무엇이 있겠습겠까?

부처 외에 무엇이 있겠습니까?

분노가 일어나는 것은 평등하게 하기 위해 일으키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왜 스스로가 깨닫지 못했다고 생각합니까?"

 

상연스님은 조용히 대답하셨다.

"부처님과 같이 살고 싶습니다. 제가 화가 나는 그 순간 부처님 같지 않습니다."

 

"그 순간, 생각을 빨리 비꾸세요. 전도몽상. 원리 전도몽상 구경열반.

한 생각 바꾸면 바로 구경열반입니다.

중생이라는 생각에서, 깨닫지 못했다는 생각에서 '나는 부처다'라는 생각으로 확 뒤바꾸면 붓다입니다.

좀 기다리면 됩니다. 시절 인연이 되면 됩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중생 꿈을 아직 더 꾸고 싶어서니까요."

 

스님의 법문 끝에 두 스님의 얼굴이 환히 피어나셨다.

함께 했던 사람들도 모두 함께 법문을 듣고 환희심을 내었다.

 

진선생님께선

"선사님께서 제 작업실을 찾아주신 것만 해도 너무나 큰 축복입니다.

아무 말 없이 큰스님 곁에만 있어도 큰 자비를 느낄 수 있습니다." 라고 하시면서,

당신이 가장 아끼는 다구를 스님께 선물로 드렸다. (진선생님의 다구는 개당 100만원이 넘는다...)

 

오랫동안 채식을 하시고, 매일 자비수참과 금강경을 독송하시는 진선생님...

예전에 도자기를 구울 가스조차 살 형편도 되지 않았던 어렵던 시절을 보내시고,

이제는 모든 이가 사랑하는 도예가로 세상을 이익되게 하고 계신다.

언제나 겸손하시고 삼보를 공경하시는 진선생님의 모습에서,

또 많은 것을 내려놓고 법문을 들으러 오신 노비구니 스님의 모습에서,

오늘도 스승님의 가피 속에 많은 것을 보고 느끼게 되었다.

 

 

                                   <자동셧터 설정후 재빨리 뛰어가서 찍은 준홍거사님>

 

 

 

                                            <현현스님에게도 다구를 공양 하신 진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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