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이야기 /2014년 | Posted by 보리심 승가 홍서원 보리심의 새싹 2015.06.15 17:49

번뇌망상이 깨달음의 가장 좋은 재료다

대만에 있는 동안 특별히 외출하는 날을 제외하고는, Wulai 숙소에서 밥을 직접 해먹었다.

처음에는 현현스님이 공양준비를 하고 뒤이어 막내 효유가 공양을 맡아서 했다.

 

      <한국에서 준비해간 된장, 고추장, 미역 등이 적절하게 쓰였다>

 

<공양 모습>

 

하루는 세 자매와 친분이 있는 비구니 常琛(상침)스님께서 신도분들과 함께 울라이로 방문하시기로 했다.

이 신도분들은 상침스님에게 사경을 배우는 분들로,

법고산 사찰에서 외부의 특별한 손님이 오실 때마다 특별공양을 담당하는 분들이었다.

그 날 오시기로 했던 신도분중 한 분이 효혜와 법회 시간을 잡기위해 통화를 하던 중,

한국에서 오신 스님들 공양은 어떻게 하고 계시는지 여쭤보았다고 한다.

효혜가 자기들이 공양을 짓는다고 하자, 물어보던 신도분께서 "너무나 끔찍한 일이다!"고 하면서,

자신들이 오는 날 스님께 공양을 직접 지어서 올리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어느 날, 각종 유기농 야채를 준비해서, 상침스님과 함께 울라이로 오셨다.

정성껏 저녁 공양 준비를 해오셨는데, 알고보니 효혜가 깜빡하고 오후불식하신다는 말을 안했다고 한다.

스님께서 오후불식을 하신다는 소식에 너무나 실망하신 공양간 팀들...

결국 그분들은 스님을 위해 특별히 씹지 않는 야채죽을 만들게 되었고,

스님께선 너무 섭섭해하고 죄송해하는 그 분들을 위해,

모든 요리를 딱 한 젓가락씩만 들어서 맛을 보시고, 마음 편히 공양을 마저 하실 수 있도록 배려해주셨다.

 

 

 

 

 

저녁 공양 전에 법문 시간이 있었는데, 오랫동안 자원봉사로 보시바라밀을 잘 실천하신 분들이라서,

오신 분들이 모두 마음이 참 순수하고 간절하셨다.

법문 시간 동안, 간절하게 자신들의 고민을 솔직하게 물어보셨고,

스님께서도 한 분 한 분의 무거운 마음을 부처님 법으로 다 환희심을 나게 해주셨다.

처음 질문을 했던 보살님은, 질문을 하기 전부터 스님을 친견하고 울먹이기 시작하셨다.

이 보살님 탓인지....오신 분들이 다 스님을 뵙고 눈물을 흘리셨다.

 

사실, 울라이로 찾아오신 거의 대부분의 신도분들이 스님을 뵙거나 법문을 들은 후에 다들 그렇게 눈물을 흘리셨다.

한 두번은 으례히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던 세 자매는...계속해서 이어지는 눈물의 법문을 직접 보고 들은 뒤...

아예 사람들이 오면, 법문 전부터 티슈를 준비하고 있다가, 때가 되면 슬~쩍 티슈를 내밀곤 했다.

 

처음 질문을 시작하신 보살님은 울먹이면서 간절한 마음으로 이렇게 물으셨다.

"오랫동안 수행했음에도 아직도 번뇌가 많고, 길을 잃은 것 같습니다..."

 

스님께선 따뜻한 미소로 보살님을 쳐다보시면서 이렇게 법문을 해주셨다.

 

"길을 잃지 않았습니다. 어디로 가든지 깨달음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번뇌망상은 우리를 깨닫게해 주는 가장 좋은 재료입니다.

깨달음의 가장 좋은 재료가 망상입니다.

꿈을 깨기위한 가장 좋은 재료가 망상입니다.

고통과 괴로움이 없으면 꿈을 깰 수 없습니다.

고통과 괴로움을 겪는 사람이 먼저 부처님 품에 안길 수 있습니다.

고통과 번뇌 망상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의 재료입니다.

고통과 괴로움이 있을 때마다, '아, 나는 깨달음에 가까워지고 있구나' 하고 기뻐하세요.

번뇌망상이 곧 깨달음입니다. 번뇌 망상이 곧 깨달음의 명료한 증거입니다."

 

보살님께선 요즘 불면증에 시달리는 것을 고백하시면서 또 눈물을 흘리셨다.

 

스님께선 또 말씀하셨다.

"곧 잘 주무실 것입니다.

상침스님이 지혜롭게 잘 이끌어주실 것입니다. 견해가 분명한 스님이시니까요...

스님께선 견해가 떨어지는 일이 없을 것입니다.

잠이 안 오고 번뇌망상이 일어날 때마다, '나는 빨리 깨달음에 도달하고 있다.'고 기뻐하세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진리의 바다 속에서 꿈꾸는 것과 같습니다.

부처님이 잠시 지루해서 번뇌망상의 꿈을 꾸고 있는 상태입니다.

각각의 부처님이 망상의 꿈을 꾸지않으면, 이 현상계가 존재할 수 없습니다.

부처님의 망상으로 이 현상계가 존재할 수 있습니다.

부처님~ 얼마 안있으면 깨어날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좋은 꿈 꾸세요. 좋은 망상의 꿈을 꿔야 망상 속의 중생을 구할 수 있습니다.

없는 놈이 없는 것을 쓰는데 무슨 문제가 있겠습니까?

있지도 않는 망상을 쓰고 있는 것이 얼마나 놀라운지...

아무리 찾으려고 해도 망상은 없는 것입니다.

존재하지도 않는 망상 때문에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이 얼마나 놀라운 일입니까...

연기를 너무 잘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너무 자주 울지는 마세요.

망상이 존재하지 않는다 것을 이해하실 수 있잖아요...

아무리 망상이 일어나도 문제없는 줄 아시겠죠?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은 깨달음의 재료입니다.

부처님이 되기 전에는 많은 망상이 있습니다.

깨달음 얻어서 부처가 되면, 아무리 원해도 망상의 꿈을 꿀 수 없습니다."

 

                          <스님께 공양올리시는 상침스님>

 

그리고 다른 분의 질문이 이어졌다.

"오랫동안 수행을 했지만 경전을 읽지 않은 것 같아서 이제 성엄 큰스님 법어집을 공부하려고 하는데...

경전만 읽으면 잠이 옵니다.

그래서 법어집을 볼 때 잠이 오는 것은 허물이라고 생각해서, 그 시간에 자원봉사만 합니다."

 

"그 상태가 바로 완전한 깨달음의 상태입니다.

성엄 큰스님은 아무 문제 없이 편안하게 안주하라고 가르치셨습니다.

나중에 때가 되면, 경전이 눈에 들어올 때가 있으니 너무 걱정마세요.

학교 때 공부 안하고 노는 아이들도 나중에 성공합니다.

진리는 책 속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진리는 이 세상의 삶 속에 존재합니다.

자비를 실천하는 데 있습니다."

 

 

 

 

세 번째 질문이 나왔다.

"어떻게 수행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진실로 말하자면, 수행하지 않고 깨달음을 얻습니다.

물 속에 있는 물고기가 헤엄쳐서 물을 아는 것은 아닙니다.

물을 알려고 노력해야 물을 아는 것이 아닙니다.

물 속에 있는 물고기가 노력하지 않더라도 이미 물 속입니다.

잠을 자든지, 어떤 상태에 있던지 이미 완벽한 깨달음의 상태에 있습니다."

 

그러자 보살님이 대답하셨다.

"저는 깨달음이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모르는 것이 깨달음입니다.

물고기가 물을 몰라도 완벽하게 물 속에 있습니다.

이미 완전한 자유 속에 있습니다. 깨달음을 알던 모르던 상관 없는 자유...

깨달음을 얻고자 하는 것이 병입니다.

물 속에 있는 물고기가 나는 물속에 있다고 떠들고 다니면, 미친 물고기 입니다.

우리는 이미 완전한 존재입니다. 부처님께서 그 말씀을 이미 법화경에서 하셨습니다.

상침스님이 법화경 사경을 하시니까, 스님께 여쭤보세요."

 

연이어, 네 번째 분이 쑥스러운 듯 물어보셨다.

"10년 넘게 수행했는데, 문제는 질문을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마음 속에는 질문이 많은데, 어떤 질문을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지금 질문을 잘 하셨습니다. 그 이상의 질문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지금 자비의 실천행을 잘 하고 있기때문에 부처님 가르침을 잘 따르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습니다.

질문하는 시간에 실천행을 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습니다.

깨달으면 질문이 필요없습니다.

보살님은 성격 자체가 다른 사람들이 진리에 대해 논쟁할 때, 귀를 막고 실천행을 하는 사람입니다.

'너희들은 떠들어라..나는 자비로 일할 거다.'

묵묵히 자기 일을 하시면 됩니다."

 

<그동안 사경 수행해 온 사진들을 모아서 가져오셨다>

 

다섯 번째로 어떤 보살님이 물으셨다.

"참선 할 때조차도 질병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깔려있습니다."

 

"죽음이란 사대오온이 나라고 집착하기 때문에 죽음이 존재합니다.

참된 성품은 죽음이란 것이 없습니다. 

이 세상에 태어나서 이 집을 지었는데, 이 집을 나라고 착각합니다.  

자기 자신이 죽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정확하게 살펴보세요.

이 몸은 내가 아닙니다. 이 현상계는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각자의 망상 속에 존재합니다.

참된 자기 성품은 형상이 없습니다.

텅텅 비어서 어디에도 걸림이 없는 자신의 참된 성품을 관하십시요.

텅텅 비어서 걸림없는 성품은 죽음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원래부터 죽는 존재가 아닙니다.

내가 찾지않더라도 이미 죽는 존재가 아닙니다.

두려움과 고통이 있을지라도 죽는 존재가 아닙니다.

미혹 속에서 끝없는 몸을 받고 태어나고, 죽고, 태어나지만...

이것은 미혹 속의 일이지, 실제는 그런 일이 없습니다.

 

현상계의 있는 모든 것을 절대로 실재한다고 인정하지 마세요.

있다고 인정하고 그것을 쓰는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입니다.

꿈과 같이 허망하게 존재한다고 인정하고 쓰는 사람은 현명한 사람입니다.

없는 줄 알고 없는 것을 쓰는 사람이 지혜로운 사람입니다.

모든 현상계가 완전하게 비어있는 공성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있다고 쓰지말고 없는 것을 쓰세요.

그렇다고 현상계를 없앨 필요는 없습니다. 꿈과 같이 있는 것이구나 하고 알고 쓰면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그렇게 오랫동안 자각력을 놓치지 않는다면 허공신을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각자가 완전한 허공신을 자각하면 깨달음을 얻을 수 있습니다.

완전한 비어있음의 자각은 자신의 허공신을 깨닫게 해주는 가장 좋은 재료입니다.

허공신만 알아도 죽지 않는 존재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게 반야바라밀의 공성의 지혜로 공부하면 깨달음을 얻어 부처가 될 수  있습니다.

이 사대오온으로 만들어진 몸에는 여러 층의 의식의 몸이 있습니다.

가장 낮은 차원인 조잡한 몸을 인정하지 마세요. 완전한 비어있음의 자각이 깨달음을 얻게 해줍니다.

상침스님께서 다 알려주실 것입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법문 끝에 환희심으로 감사의 예를 표하는 보살님들>

 

 

마지막으로 함께 오신 처사님이 질문을 하셨다.

"불교를 공부한지 얼마 안되는데, 어떻게 수행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깨달음을 얻겠다고 수행하면 깨달음을 얻지 못합니다.

이미 깨달음의 상태에 있기 때문에...

그래도 수행하고 싶어한다면, 다른 사람들도 하니까 나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있다면,

텅텅 비어서 걸림없는 마음으로 자비를 실천하세요.

그것이 최고의 수행입니다."

 

 

                                           <상침스님 그리고 공양간 자원봉사팀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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