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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이야기 /2014년

공성과 자비는 둘이 아니다(Joyce & Chris)

조이스는 세 자매 중 맏이인 효혜의 직장 사장님이었다.

효혜가 회사를 그만 둔 이후에도 친분을 유지하던 조이스는,

예전에 세 자매가 한국에 다녀온 뒤 스님께 들었던 법문을 이야기 해줄 때마다 관심을 가지다가,

스님께서 대만에 오셨다는 소식을 듣고 남편 크리스와 막내 딸과 함께 울라이 숙소를 찾아왔다.

그날 조이스는 아예 질문을 하려고 능엄경을 들고 왔고, 크리스는 질문을 종이에 적어왔다.

 

                                                          <크리스가 준비해 온 질문 용지>

 

조이스와 크리스는 대만의 최고 학부를 졸업하고 함께 미국유학을 다녀온 대만의 최고 엘리트들이다.

각자 다니던 회사를 은퇴한 뒤에, 기업의 CEO나 리더들을 교육시키는 경영학교를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과연 똑똑한 사람들답게, 질문도 야무치게 하고 법문도 야무치게 잘 들었다.

스님께서도 오랜만에 참 질문을 잘 한다고 많이 기뻐하셨다.

크리스는 그날 집에 돌아가서 자신의 페이스 북에 "한국에서 오신 선사님은 한국의 국보"라고 적을 만큼,

법문을 듣고 많이 환희심을 냈다.

 

 

 

                                                           <조이스와 크리스 그리고 막내딸>

 

 

 

그리고 대만법회가 끝나기 전에, 크리스와 조이스는 직장동료와 함께 다시 법문을 듣기위해 찾아왔다.

그 날은 크리스와 조이스 외에도,

자제공덕회 방송국에서 일하는 만만 보살님과 남편 그리고 골동품 가게를 하는 처사님이 함께 했다.

스님께선 함께 모인 이 분들을 위해, 간절하게 법문을 해주셨다.

 

"삼독심은 고통과 괴로움의 원인입니다.

남을 이롭게 하면 자기가 행복해집니다.

자기도 행복하고 남도 행복한, 자기도 자유롭고 남도 자유로운 일!

모든 사람에게 사랑과 자비를 주려면, 먼저 자기가  완전한 자유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자기가 고통과 괴로움, 삼독심 속에 있는 한, 남을 이롭게 할 수 없습니다.

자기 마음이 비어있는 줄 알았을 때, 빈 마음으로 자비를 베풀면 무한한 자비를 베풀 수 있습니다.

자아의식, 에고를 가지고 남을 이롭게 하는 것은 거짓입니다.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것과 같이, 부모는 자식과 내가 둘이 아니라는 인식 때문에 자식을 사랑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자비를 베풀 때는 완벽하게 비어있는 공의 성품을 자각해야 가능합니다.

자아의식, 거짓된 에고를 가지고는 어떤 사람도 진정으로 자비를 베풀 수 없습니다.

온 존재계가 완전하게 비어있는 공의 성품으로,

완전한 불이(不二)로 존재합니다."

 

그러자 조이스가 스님께 여쭈었다.

 

"그럼 대원력은 공성이 아닙니까?"

 

 

스님께선 바로 이렇게 말씀하셨다.

 

"대원력도 완전한 공성입니다.

 대원력은 바로 자비고,

 자비는 공성이고,

 공성은 불이이고,

 불이는 하나입니다.

분리되어 있는 생각들, 존재와 내가 분리되어있다는 생각 속에서는 참된 자비는 불가능합니다.

자기 손가락이 잘리면 아파하는 것은, 나와 분리되어 있지 않다는 생각때문입니다.

그와같이 우리는 전 존재가 텅텅비어있는 공의 성품으로 완전하게 하나입니다.

현상계를 볼 때도, 내가 착각으로 보는 것이지, 본래는 완전한 공성의 하나입니다.

자아의식을 가지고 나에 집착하면서,

이분법적인 사고로 에고가 작용하면서,

상을 가지고 다른 사람을 이익되게 하겠다는 것은,

혼란과 문제를 일으킬 뿐 아니라 진정한 사랑과 자비가 될 수 없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자비의 실천을 너무너무 많이 행하는데, 스스로는 고통스럽고 괴로운 경우가 많습니다.

불이의 마음, 완전한 만족의 마음으로 남을 위했을 때, 나도 행복하고 남도 행복하지만,

분리된 마음으로 도움을 줄 때는 온세상을 혼란과 괴로움으로 잡아넣습니다.

나중에는 모두가 슬픔과 고통에서 헤어날 길이 없습니다.

이 현상세계도 불이의 마음으로 세상을 이익되게 하는 존재가 많습니다.

사람들의 자비는 덧칠한 자비입니다.

진정한 자비로 세상을 이롭게 하려면, 자기 자신이 완전히 비어있음, 즉 무아를 이해해야합니다.

세상에서 자비를 실천하는 위대한 존재들...

흙, 불, 바람, 물, 공기 등 이미 완전하게 자비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에고와 상이 없습니다."

 

크리스가 질문을 드렸다.

 

"나무도 자비심을 가지고 있습니까?"

 

"무한한 자비를 실천하고 있는 것을 지혜의 눈으로 볼 수 있습니다.

지구에서 인간의 생명을 살리고 있는 것은 나무입니다.

가장 슬픈 자비를 행하는 것은 사람들입니다. 맨 얼굴에 덧칠한 자비...

만약에 이 지구에 사람이 없다면, 이 지구가 얼마나 아름답고 평화스럽겠습니까?

지금 사람들은 자아의식에 집착해서, 공의 성품과 불이를 모르기 때문에

이 지구가 괴로움과 고통의 덩어리가 되었습니다.

지금 지구에 존재하는 사람들이 단 한 달만 고기를 먹지않는다 해도,

지구의 의식은 어마어마하게 높아질 수 있습니다.

하루에 인간이 먹는, 살생해서 먹어서 죽어가는  생명의 숫자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알게 모르게 죽어가는 수많은 생명들...

그런 생명들에 대해서 우리가 단 하루라도 자비의 마음을 낸다면,

지구의 고통은 그만큼 줄어듭니다.

그러므로 계의 실천이 대자비의 행입니다.

계는 나도 이롭고 세상도 이롭게 하는 자비의 행입니다.

내가 깨달음을 얻고 영원한 행복과 자유를 얻는 가장 지름길이고,

깨달아 부처가 되는 가장 쉬운 길입니다."

 

크리스가 또 다시 질문을 드렸다.

"어떤 사람이 산에 혼자 살면서 오계를 지킨다면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혼자 살면 아무도 이익되게 하지 못하지 않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어디에서든 계를 지키는 사람은 세상을 이롭게 합니다. 그것이 자비의 실천행입니다.

불이의 자각은 시간과 공간의 개념이 사라집니다. 불이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합니다. 

자기가 앉은 자리에서 마음의 자비는,

마음의 평화는,

전 존재계에 영향을 미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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