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벳불교에서 비구니스님들의 처지는 비구스님의 그것과 사뭇 다르다. 사원의 규모나 시설도 그러하지만, 제일 중요한 교육면에서도 많은 차별이 있다.

망명 초기에는 티벳 전체가 상황이 어려웠기때문에, 비구니 승단은 뒷전일 수 밖에 없었다.

사실, 티벳은 비구니 승단이라는 말이 성립되지 않는다. 여성 출가자에게는 아직까지 비구니계를 주지 않고, 사미니계만 주기 때문이다. 이러한 티벳현실에 문제제기를 하기 시작한 것은 티벳불교를 배우러 온 서양여성들이라고 한다.

불행중 다행으로, 지금은 문제의식이 많이 공유되어서, 티벳비구니 승단을 건립하기 위해 여러가지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가 다람살라에서 찾아간 비구니 사원은 네 군데였다.


1. 제일 오래된 비구니 사원- 가덴촐링

가덴촐링은 일본 식당인 룽따 근처에 있다. 망명 초기에는, 비구니스님들은 거처가 따로 없어서 흩어져 살았다고 한다. 그러다 하나 둘 모여살기 시작했는데 그중 하나가 겔룩파 소속의 가덴촐링이다. 지금은 약 150명의 스님들이 상주하고 있다.

티벳본토에서는 비구니 스님의 경우, 기도와 안거는 할 수 있어도 정식적인 교육은 받지 못했다. 그러나 가덴촐링의 경우 티벳어, 영어, 철학, 토론, 수학, 컴퓨터 수업을 하고 있다. 젊은 비구니 스님들은 공부에 재미가 붙어 밤늦도록 공부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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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덴촐링 비구니 사원의 도서관 모습)

이러한 교육열기 때문인지, 사원 구석구석과 스님들의 숙소는 낡고 낡아서, 천장에는 빗물이 새고 있었지만, 도서관 만큼은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여기 스님들은 매달 시험을 치고, 일년에 두차례 큰 시험도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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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덴촐링의 어느 비구니 노스님과 함께)


2. 슉쉽사원

슉쉽은 닝마파에 소속된 비구니 사원으로 오래된 사원이다.

그나마 가덴촐링은 길거리에 있어 찾기가 쉬웠지만, 슉쉽은 숲길에 있어 찾기가 무척 힘들었다. 옴 레스토랑이 있는 골목길을 따라 내려갔는데, 중간에 길이 유실되어 애를 먹었다. 지리상 차로 가기가 어렵기 때문에, 슉쉽은 지원물자가 많이 부족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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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슉쉽의 수업시간)

가까스로 슉쉽을 찾아갔다. 마침 수업시간이어서 그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티벳비구니 사원은 주지 스님이 비구스님인데, 여기도 그러했다. 약 60명의 스님들이 상주하고, 교육기간이 총 9년이다.

시설이 많이 열악해서, 따로 교실이 없었다. 그래서 수업은 주지스님 방과 선생님 방에서 진행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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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슉쉽비구니 스님들, 수업이 끝나고 나오는 모습이다)


비록 시설은 열악하고 상황은 어려워도, 스님들의 모습은 참 해맑았다.

우리에게 사원안내를 해준 25살의 오겐스님은 96년도에 티벳에서 망명왔다고 했다. 올해가 8년차라고 하는데, 내년에 교육과정이 다 끝나면 티벳에 계시는 부모님을 만나뵈는 것이 소원이라고 한다. 기미가 낀 얼굴에 수줍은 모습이 참 애처로워 보였다.

오겐스님의 소원대로 부모님을 꼭 만나고 안거에 잘 들어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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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슉쉽 비구니 사원의 입구에서, 오겐스님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