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이야기(India)/인도속의 티벳사원(2005) | Posted by 보리심 승가 홍서원 보리심의 새싹 2006.01.06 10:11

인도속의 티벳사원 제 6탄- 규메를 떠나며

               (사무실에서 작별인사를 나누고 함께 기념촬영을 하였다.
                                                  밀교경전과 가피환, 작은 불상을 선물로 받았다)


3박 4일의 일정을 끝내고 규메를 떠나는 날은, 아쉽게도 달라이라마의 생신날이었다.

전날부터 스님들이 도량청소를 하더니, 생신 당일에는 아침 일찍부터 공양간의 도마소리가 요란했다. 우리는 의례히 보살님들이 와서 봉사를 하고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웬걸... 공양간에는 처사님들이 앞치마를 두르고 채소를 다듬으며서 요리에 한참이었다. 학생들도 교복을 입고, 사원안으로 줄지어 들어오고 있었다.

행사에 참석하지 못하는 것이 못내 아쉬웠지만, 우리는 2주간의 빡빡한 일정탓에 발걸음을 재촉할 수 밖에 없었다.

사무실에 들러 작별인사를 하고, 단체 사진도 찍고 마지막으로 노스님 방에 인사드리러 갔더니, 우리에게 까닥을 걸어주신다.

노스님께서는 우리가 다시 마이소르를 거쳐, 뱅갈로르까지 간 다음, 델리까지 가는 기차를 탈 수 있을지 걱정을 많이 하신 모양이다. 노스님께서는 당신께서 뱅갈로르까지 같이 가주시겠다고 하셨다. 우리가 잘 갈 수 있다고 한사코 사양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걱정이 되시나 보다.
결국 노스님은 계시고, 몇몇 스님들과 함께 규메차를 타고 마이소르까지 가는 것으로 합의(?)를 봤다.
                                         (까닥을 걸어주시는 노스님)

섭섭함을 누르고 간신히 차에 탔는데, 차안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누굴까 했는데, 그 울음소리는 놀랍게도 은사 스님께서 내시는 소리였다. 정말, 정말, 많이 우셨다.

스님께서 우시는 모습도 처음 봤지만, 난 태어나서 그렇게 100% 울기만 하는 모습은 처음 봤다. 남들은 체면도 생각하고 분위기도 보아가면서 우는 척을 하는데, 스님께서는 말 그대로 울고 계셨다. 스님은 전생에 티벳의 수행승이셨을까?

스님의 울음소리에 흔들거리는 차 안은 정적이 흘렀다. 나라를 잃고, 머나먼 타국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라 당당하게 살고 있는 티벳인들의 모습을 생각하고 우셨던 것 같았다.

차가 마이소르에 도착하자, 혼잡한 기차역에서 스님들이 얼른 차표를 끊어준다. 기차 출발시각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우리가 걱정이 되는지 기차안에까지 들어왔다. 다람살라에 정해진 숙소가 있냐고 묻더니, 규메소속인 샹그릴라 호텔을 추천해주면서, 담당스님에게 전화하겠다고 한다.

기차가 출발하려 움직이기 시작하자, 스님들은 마지막 작별인사를 나누고 우리에게 까닥을 걸어준 뒤, 플랫폼으로 내려갔다. 기차는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하는데, 아쉬움은 좀처럼 접어지지 않는다. 결국 규메스님들은 기차 밖에서 기차 창문의 창살을 꼭 잡고 잘 가라고 소리친다.
                      (끝까지 다람살라 숙소까지 챙겨주는 텐진스님과 소걀스님)

국경을 넘어서, 승가는 하나다. 또 수행자의 마음은 하나다. 뗀펠 노스님께서 '승가의 교육은 그 무엇보다도 정말 중요하다'라고 말씀하시던 것이 생각난다. 규메에서 느꼈던 소중한 감동들, 뱅갈로르로 가는 차안에서 되새기고 또 되새겼다.


여행정보>
남인도는 우기철인 여름에 방문해도 참 좋다. 가끔 비가 와도 금방 개이고, 바람도 선선하다. 특히 여기 뱅갈로르와 마이소르 지역은 인도인들의 여름 피서지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