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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이야기(Thailand)/태국성지순례2015

태국성지순례의 인연

이번 2015년 태국 성지순례는 한 통의 전화에서 시작이 되었다.

속가 모친인 수정현 보살님의 칠순 생신을 맞아, 며느리인 정인보살님이 홍서원으로 전화를 했다.

"칠순기념으로 여행을 보내드리려 하는데, 어머님께서 불교국가로 가고 싶다고 하세요~.

  저희가 잘 몰라서, 스님들께서 함께 가시면 안될까 해서요~"

 

스님께서는 이 전화를 받으시더니,

속가부모님뿐만 아니라 가족 모두가 한 사람도 빠짐없이 가면 흔쾌히 가시겠다고 하셨다.

스님의 말씀이 떨어지자마자,

바쁜 직장생활 때문에 부모님과 스님만 보내드리려 했던 동생 종욱처사가 바로 1주일 휴가를 내겠다고 해서,

2015년 태국 성지순례 준비는 그렇게 급물살을 타고 시작되었다.

 

스님께서는 나(천진)와 동생인 능엄스님의 출가 이후로 속가 가족이 한자리에 모일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이 가족 모두에게 불법의 인연을 바르게 심어줄 수 있는 다시 없는, 황금과 같은 기회라고 하시면서...

너무나 기뻐하셨다.

그리고 다른 분들도 혹시 기회가 되서 태국에 가게되면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순례 일정을 잘 짜보라고 하셨다.

 

10여 년전 스님과 함께 경주 동국대에 다닐 시절...

사실...우리는 입학 전부터 안내책자에 나온 "해외탐방 장학프로그램"이 마음에 꽂혀있었다.

자신이 탐방하고 싶은 해외 문화에 대한 탐방 계획서를 제출해서 채택이 되면,

학교에서 학생 3인에게 비행기값과 약간의 체류비를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었다.

3인? 비행기값 지원?!!!

오래된 작은 토굴에 살던 세 명의 가난한 스님들에게는...

동국대 해외탐방이 '아메리칸 드림'보다도 더 큰 희망이었다.

결국 2학년 때 우리는 해외탐방에 스님으로는 처음으로 지원을 하게 되었고,

불보살님의 가피로 치열한 경쟁력을 뚫고 합격해서, 꿈에도 그리던 부처님의 나라~인도를 방문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당시 비록 인도는 방문했어도, 정해진 티벳사원 탐방일정 때문에 아쉽게도 부처님 성지는 가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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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동국대 해외탐방 중 방문했던 따시종의 티벳사원. 무문관 수행하는 독텐스님과 함께>

 

 

그 이후로, 우연히 김해 반야라마라는 절에서 부처님의 성도지인 보드가야에서 한달동안 수행하는 프로그램에

지원자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보드가야? 숙식제공?!!!

다행히 세 명 모두 지원해서 가게 되었고, 덕분에...꿈에도 그리던 부처님 성도지도 가보고,

보드가야 주변 성지순례도 해보게 되었다.

무오신채 채식한다고 대중에게 눈칫밥 먹고...

스님께선 늘 설겆이 소임으로 매일 까맣게 탄 솥을 씻느라 고생하셨지만...

그렇게 부처님 성지를 다녀온 경험은 늘 감사함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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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처님의 6년 고행지 둔게스와리에서. 몰려든 동네 아이들과 함께>                                            

 

단 한번도, 여행사를 통해 단체 관광을 한 적이 없고...

늘 인터넷 발품을 팔아, 검색을 통해 구석구석 숨겨진 성지와 사원, 채식식당, 유기농 매장을 찾았기에...

그동안 조금씩 쌓인 경험을 토대로, 이번 태국 성지순례의 항공권과 숙박소도 자체적으로 예약하게 되었다.

 

동생 종욱처사가 큰 마음을 내어 부모님뿐 아니라 스님들 모두의 여행경비를 보시하겠다고 했고,

속가 부모님인 법인 거사님과 수정현 보살님, 동생 종욱처사와 정인보살님 모두,

이번 여행처럼 아무 걱정 없는 여행은 처음이라면서...모든 일정을 스님들 뜻에 따르겠다고 했다.

수정현 보살님 칠순이 10월 초였는데,

일행 모두가 채식을 하기에 특별히 태국 채식축제 기간에 맞춰서 일정을 짰다.

태국 채식축제는 매년 음력 9월 1일부터 9일간 이어지는데, 이번에는 다행히 2015년에는 10월 중순에 걸렸다.

많은 태국인들이 이 기간동안 8계를 지키고, 무오신채 채식을 하고, 선업을 쌓는 기간이라서,

일부 고기를 파는 집은 문을 닫기도 하고, 대부분의 식당에서는 특별히 무오신채 채식 메뉴를 선보이기도 한다.

고기를 좋아하는 여행자들에겐 이 기간이 '죽음의 주간'이라고 한다하지만,

고기를 안 먹는 우리 8명에겐 축복의 기간이었다.

 

타이항공에 8명 모두 엄격한 인도식 채식인 자인(Jain)식을 예약하고...(무오신채 비건 채식이다)

방콕으로 출국하기 전, 인사동에 들러 불교전문서점에서 그동안 보고싶었던 경전과 불교서적을 구입하고,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이번에는 인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자동출입국 심사'를 신청하여, 번개처럼 출입국 심사를 통과했다.

그리고 검색대를 지나 줄지어 있는 명품 향수, 명품 화장품, 명품 시계, 명품 가방, 술과 담배 등등...

우리에겐 전혀 의미가 없는 면세점을 영혼없이 지나가다...

문득 스님께서  출국장 2층으로 올라가 보자고 하셔서, 뜻밖에 2층에 있던 박물관도 방문하게 되었다.

별 기대없이 방문했다가... 진짜 명품이신 불보살님을 친견할 수 있었다.

역시나~ 스승님 시키시는 대로 하면, 늘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

 

                                                              <고려 불화 수월관음도>

 

                                                 <인도식 채식 기내식~자인식 채식의 모습>

 

                                    <비행기에서 늘 창가자리는 스님께 드린다...스님께서 찍으신 사진>

 

태국 성지순례 이야기는 계속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