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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이야기(India)/인도 성지순례 2014

뉴델리의 하루 , 델리의 유기농 채식식당

2017년 법회동안, "깨달은 분들의 마음 속 보물"을 나눠드리면서,

3년전 성지순례 다녀온 이야기를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일어났습니다.

다소 많이 늦은 감이 있지만, 정리해서 차근차근 올려드리겠습니다. ^^

 

예전에는 인도에 성지순례를 가면, 주로 델리에 있는 티벳탄 꼴로니의 저렴한 숙소에 머물렀다.

하지만 3년 무문관을 회향하기 위한 이번 성지순례에는,

환갑을 넘으신 스님께 너무 죄송스러워서...더 이상은 싼 것만을 고집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 우리가 묵은 숙소는 바로 뉴델리 역 바로 앞에 있는 "BLOOMROOMS" ~

비록 창문 하나 없는 방이었지만... 방에 냄새가 전혀 나지 않고,

화장실도 깨끗하고, 시트도 아주 청결하고, 따뜻한 물도 잘 나오고,

무엇보다 침대가 편안해서 피로가 아주 잘 풀리는 곳이었다.

이제껏 경험해온 델리와는 전혀 다른 스타일...

사실 지금까지의 숙소는...

곰팡이 냄새나는 눅눅한 방,

되도록 오래 참고 어쩔 수 없이 가게 되는 화장실,

씻다보면 찬물로 바뀌는 온수기,

자고 나면 따끔거리는 침대였다...^^;

 

인터넷에서 직접 예약을 하면서, 공항 픽업 서비스도 신청했었는데...

인도행 비행기답게~! 5시간 연착을 하고 말았다. 

비행기가 이륙할 때, 스님께서 창 밖을 내다보시면서 '날개가 이상하다'하셨는데...

아니나 다를까...

기계 결함으로 인도의 다른 공항에 착륙해서 한참을 수리한 뒤에 다시 델리로 향했다.

도착 예정 시간은 저녁 8시 40분 이었으나, 우리가 도착한 시각은 새벽 1시 30분...^^;

델리 공항에 도착해서, 도착 비자까지 받아서 나가니...

호텔에서 보내주기로 한 차는 이미 돌아갔고...

어쩔 수 없이 경험자들이 그토록 만류하는 새벽 택시를 타고 가기로 했다.

선지불(프리 페이드)을 하려고 하니, 미터를 꺽고 가자고 한다.

보통 미터로 가자하면,

택시비를 올리기위해 델리 시내를 빙빙 돌고 돈다는 흉흉한 소문이 무성했지만...

다행이 우리 택시는 그렇게까지 하지 않았다.

한참을 달리다가 스님께서 기사분에게 미리 준비해 가신 염주를 하나 드리자,

기사분은 생긋 웃으면서 그제서야, "AC(에어콘)?"라고 묻는다.

진작에 틀어주지... 땀으로 흠뻑 젖은 뒤에서야 시원한 에어콘이 나온다.

 

                                                          델리 숙소 풍경

 

 

좋은 숙소 덕에...

새벽에 인천을 떠나 방콕을 경유해서 다음 날 새벽 델리에 도착하는 하루의

긴 여정이 편안하게 마무리 되었다.

이 숙소에서는, 근처 지하철 역으로 가는 무료 셔틀도 있고,

와이파이도 잘 되고, 아침에는 따뜻한 차, 오후에는 시원한 라임워터 등이 무료로 준비되어 있다.

이런 편리함 때문인지, 머무는 동안 외국인들을 많이 만났다.

몇 년전과는 달리, 합장하면서 인사를 건네는 서양 사람들이 많은 것을 보면,

불교가 많이 전해졌음을 느낀다.

 

 

 

점심공양을 위해 찾은 곳은 "NAVDANYA"(나브다냐).

주정부 특산물을 파는 '딜리 하트(Dilli Haat)' 안에 있는 유기농 채식 식당이다.

'아홉개의 낟알'을 의미하는 이 곳은,

인도의 가난한 농부들에게 유기농 토종 씨앗을 보급하고,

유기농 농사법을 알려주며, 중간 상인을 거치지 않고 직판매까지 도와준다.

사실, 인도에는 유전자조작 종자회사인 다국적 기업, 몬산토가 진출해 있다.

이 기업은  "유전자 조작 면화 농사를 지으면 살충제를 쓸 필요가 없기 때문에,

생산비가 적게 들고 수확량도 훨씬 늘어난다"는 텔레비젼 광고를 내서,

끊임없이 가난한 농부들을 유혹한다고 한다.

농부들은 광고에 속아 대출까지 해서 유전자 조작 면화를 기르게 되지만...

결국 유전자 조작 면화에 내성이 생긴 해충이 생겨나기 시작하고,

비싼 씨앗값, 줄어드는 수확량, 늘어나는 농약 등의 생산비 때문에.... 

신장을 팔거나 자살까지 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슬프게도 1995년 이후 자살한 농부는 무려 30만명에 달한다.

 

 

 

 

가게 앞에는 작은 식탁들이 놓여 있고, 유기농 채소로 만든 인도 음식을 천천히 요리해서 준다.

여러가지 채식 메뉴들이 있었는데,

오신채가 안 들어가는 볶음밥, 강남콩 카레, 야채 카레볶음 등을 먹었다.

가격은 일반 가게보다 다소 비싼 편이다.

이 소박한 가게에서는 유기농 견과류, 향, 식용유, 곡식 등도 구입할 수 있다.

가는 법은 지하철 (Yellow Line) INA역에서 하차,

 3번 출구로 나가 조금 걸어가면 딜리 하트가 나오는데,

입장료 20루피를 내고 딜리 하트 안으로 들어가면 끝 쪽에 위치해있다.

 

                                                   뉴델리의 유기농 가게 "나브다냐"

 

인도 뉴델리에서 의외로 유기농 채식을 할 수 있는 곳이 한 군데 더 있다.

바로 그 복잡한 빠하르 간지에 있는 "BROWN BREAD BAKERY"(브라운 브레드 베이커리)~

뉴델리 기차역을 건너면, 바로 빠하르 간지 입구가 나오는데,

입구에서부터 삼거리가 나올 때까지 쭉 걸어가서,

삼거리에서 오른 쪽 길을 따라 조금 내려가다 보면,

골목에 AJAY(아제이) 게스트 하우스가 나온다.

이 식당은 아제이 게스트 하우스 1층에 있다. 유기농 쌀, 밀가루, 야채, 과일을 사용한다.

채식 식당은 아니지만, 채식 메뉴를 주문할 수 있다.

유기농 빵, 과자, 잼, 콘프레이크 등도 구입할 수 있다.

덤으로, 가게 안에서 좋은 가격에 환전도 가능하다.

환전해주는 아저씨는 부인이 일본인이라서 일본어에 아주 능숙하고,

한국말도 조금 하실 수 있다.

 

 

                                     유기농 야채쥬스를 마시고 다시 충천되어가는 현현스님                           

 

 

혹 구경삼아 코넛플레이스에 가게 되면, 옥스퍼드 서점에 한 번 들려보는 것도 좋다.

불교관련 서적은 별로 많지 않았지만, 깔끔하고 조용한 분위기가 기억에 남는 곳이다.

서점 안에는 작은 까페도 있고, 여러 기념품도 함께 판매하는데,

오르빈도에서 만든 향이나 에센스 오일 등도 있었다. (코넛플레이스 N81, 10:20부터 연다)

 

 

 

 

 

 

 

참고로, 우리나라도 인도에서 도착비자가 가능하다.

미리 비자를 신청하지 않더라도 델리 등의 큰 공항에서 바로 받는 비자인데,

인터넷으로 검색해본 결과, 우리나라 사람들은 비자 발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많은 편이었다.

그래서 미리 도착비자 신청서를 출력해서 기재한 후에, 옮겨 적을 것을 예상하고 들고 갔었는데,

공항직원이 미리 써간 서류를 보더니 사진만 붙이면 된다고 해서

세 사람 모두 10분 안에 도착비자를 받을 수 있었다. 참고로 도착비자는 한 사람당 60불이다.

 

 

 

                            <유전자 조작 농산물의 문제점을 잘 알려주는 동영상입니다~>    

          

 

 

         <캐나다에서 양자역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지만, 토종씨앗 유기농 농민운동가로 변신한 반다나 시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