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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이야기/지계

참회하는 삶- 금강살타 백자명진언

보현행원품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업장을 참회한다는 것은
 보살이 스스로 생각하기를,
 내가 과거 무시겁중에 탐진치로 인해
 몸과 말과 뜻으로 지은 모든 악업은 셀 수도 없고 끝도 없으니,
 만일 이런 악업이 모양이 있다면 허공도 그것을 담아내지 못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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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탈문의 보현동자의 모습>


참으로 이상한 것은...
불법을 제대로 알지 못하거나 신심이 없는 이들은 거의 대부분...
스스로가 참회할 것이 많이 없거나 혹은 거의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심지어 어떤 이들은 이제까지 살아왔던 삶이 떳떳하다고 말하기도 하고, 다른 존재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잘 살아왔다고까지 말하기도 한다. 그래서 참회기도를 권하면 오히려, '내가 잘 살았는데, 참회까지 할 필요가 있나?'라는 생각에 기도의 필요성 자체를 못 느끼곤 한다.

반면에,
삼보에 진정으로 귀의하고, 이 부처님 공부를 정말 진실되게 지어가는 사람들은...
인과에 대한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면, 참회기도 말을 꺼내기도 전에
스스로가 '어떻게 참회기도를 할까요?'라고 물어보시거나 아니면
곧바로 기도에 들어가시기도 한다.

그래서,  정봉스님께서는 '참괴심이 없는 사람은 참으로 어렵다'라고 늘 말씀하셨다.
참괴심이란 스스로 진실되게 부끄러워하는 마음인데,
스스로를 돌이켜 볼 줄 모르는 사람은 수행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부처님 재세시에 99명을 죽인 앙굴라말라가 아라한과의 깨달음을 얻은 것도,
티벳의 위대한 스승 밀라레빠가
흑마술로 친척들과 마을 사람들을 죽이고도 최고의 깨달음을 성취한 것은,
모두 마음에서 우러나는 진정한 참괴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든 참회의 시작은 바로 이 '참괴심'에서 시작된다.
내가 알게 모르게 지은 죄가 참으로 많다는 것을 처절하게 자각하게 되면,
'앞으로는 더 이상 나쁜 짓을 하지 않겠다'는 굳은 결심이 서게 되고,
지난 날의 잘못은 진정으로 참회하고
또 앞으로는 부처님의 가르침따라 언제나 자비심으로
중생을 이익되게 하는 일만 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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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지옥중생을 건지기 전까지 성불을 미루신 대성 지장보살님>


참회를 함에 있어서는,
우리는 주로 진언을 염송하거나 불보살님의 명호를 부르거나 공성에 대해 명상을 하거나 절을 하거나 공양을 올리는 등의 공덕을 쌓는 방법들이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뭔저 해야 할 것은,
진정으로 삼보, 부처님과 부처님의 가르침, 스님들께 귀의를 해야한다.
왜냐하면 아무리 큰 죄를 저지른 사람이라도
왕과 가까이 하면 세상사람들이 어찌하지 못하듯이,
우리가 알게 모르게 지은 수많은 죄업들은 우리의 힘으로 소멸하지 못하고,
불보살님의 위대한 위신력에 의지해야 비로소 소멸되기 때문이다.
삼보란 한량없는 공덕과 자비, 위없는 지혜의 보고이기에
삼보에 의지해야만이 올바른 참회로 갈 수 있다.

또한 삼보에 귀의를 했으면,
오계나 십계 혹은 보살계와 비구, 비구니계 등을 청정하게 지켜나가야 한다.
계를 지키지 않으면서 참회를 하는 것은,
밑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과 같고 앞에서는 웃고 뒤 돌아서는 칼을 가는 사람과 같이,
소용없는 참회이고 모순된 참회일 뿐이다.
우리가 참회를 하는 것은 다시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으려고 하는 것인데,
계를 지키지 않으면서 어찌 잘못이 없는 삶을 살 수 있겠는가?

그리고 마지막으로 해야할 것은,
진정으로 보리심을 일으키는 것이다.
'저 한량없는 중생들을 제도하기 위해 내가 깨달음을 얻어야 겠다'는
굳은 결심으로 수행을 하지 않는다면...
비록 계율이 청정하고 큰 잘못들은 지어가지 않을 지라도,
번뇌라는 장애를 소멸하지 못한 까닭에 늘 새롭게 죄를 또 짓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참회기도를 하면서,
늘 공성에 대해 사유를 하고 명상을 하면서,
일체중생을 위해 반드시 깨달음을 얻겠다는 마음에서 물러서지 않아야 한다.
비록 수많은 죄업이 있더라도,
더이상 탐진치 번뇌망상을 일으키지 않는 사람에게는
지난 날의 죄업이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지만,
비록 모든 죄업을 남김없이 다 소멸한 사람일지라도,
탐진치 번뇌망상이 소멸되지 않으면 금새 또 다시 죄업을 짓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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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회본존인 금강살타 부모불의 모습>


우리나라 불교전통에는 참회에 대한 진언과 기도법이 많이 있다.
대표적인 기도에는
지장경기도, 자비수참기도, 108대 참회기도 등이 있고,
참회에 관련된 진언에는
참회진언<옴 살바 못자모지 사다야 사바하>,
지장보살 멸정업진언 <옴 바라 마니다니 사바하>-정해진 업을 소멸하는 진언,
정삼업진언<옴 사바바바 수다 살바달마 사바바바 수도함>-신구의 삼업을 맑히는 진언,
지장보살 츰부다라니,
신묘장구 대다라니,
능엄신주 등이 있다.

각각의 기도와 진언은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어떤 기도나 진언을 하든지,
진정으로 참괴심을 일으키고 계를 잘 지키면서 보리심을 일으킨 사람에게는
항상 불보살님의 가피가 있기 마련이다.

오늘은, 우리나라에도 그 기도법이 조금씩 알려지고 있는
금강살타 백자명진언을 더불어 소개한다.
금강살타는 참회보살님으로,
이 백자로 이루어진 진언은 모든 제불여래 마음의 구극의 심수이기에
특히 깨달음의 길을 가는 수행자가 서원이 퇴실되거나 분별의 장애나 나쁜 습기로 인해 수행에 들어가지 못할 때, 이를 남김없이 정화할 수 있는 위대한 진언이다.



<금강살타 백자명진언>

옴 바즈라 싸뜨와 싸마야 마누 빨라야
바즈라 싸뜨와 떼노 빠띳타 디도(드리도) 메 바와
쑤또쇼 메 바와 쑤뽀쇼 메 바와 아누락쇼또 메 바와
싸르와 씻디 메 쁘라얏차 싸르와 깔마 쑤짜메
찟땀 쓰레얌(쓰레야) 꾸루 훔
하 하 하 하 호
바가완 싸르와 따타가따
바즈라 마 메무짜 바즈라 바와
마하 싸마야 싸뜨와 아-(훔-팻)


 
이 진언을 보통 21번 염송하면, 그 날 하루 지은 죄업은 다 소멸된다고 한다.
사람마다 조금씩 발음의 차이가 있는데,
17대 까르마빠 존자님께서 제자들에게 일러주신 것은 다음과 같다.




죄는 모든 공덕을 없애지만,
참회를 하여 다시 청정해질 수 있기에,
참회의 공덕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사바세계는 죄를 짓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는 세계이다.
걸음걸음마다 온통 죄를 짓게 되지만,
그래도 우리는 생각생각마다 늘 참회하고
중생을 이익되게 하겠다는 원력을 절대로 놓쳐서는 안된다.
우리의 몸과 말과 뜻을 맑혀,
늘 중생을 향한 자비의 행을 해야할 것이다.

  

"모든 악을 짓지 말고,
 모든 선은 받들어 행하며,
 스스로의 마음을 맑히는 것이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이것이 과거 일곱부처님의 공통된 가르침이셨다는 것을 늘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혹자는 불법을 안다고 '죄무자성', '죄가 본래 공하다'는 말을 함부로 쓸 때가 있다. 그러나 이 말을 쓸 수 있는 자는 오직 깨달은 분들 뿐임을 알아야 한다. 스스로 참괴심을 내지 못할지언정, 자기 자신을 위한 변명거리로 삼아서는 안될 것이다.